같은 해, 다른 감동...양지면 해맞이가 남기는 이유

이웃의 손길로 완성된 새해 첫 끼니 이야기

by 이점록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지는 법이다. 격동의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저물고, 이제 우리는 60년 만에 깨어나는 '붉은 말'의 숨결을 마주한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은 강렬한 불의 기운이 변화와 번영을 예고하는 해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첫 해를 맞이할 최적의 장소를 찾는다. 해가 먼저 말을 걸어 오는 곳, 희망이 가장 먼저 깃드는 자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용인시 양지면에는 오랜 기다림의 전설을 품은 일출 명소 '독조봉(432m)'이 있다. 이곳은 찬란한 붉은 태양이 능선을 넘어오면, 이곳에서는 떡국 한 그릇의 정이 오간다.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새해 아침, 독조봉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뜨겁게 데우는 준비를 마쳤다.


용인시 동쪽에 자리 잡은 독조봉(432m)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옛날 사이좋던 새 한 쌍 중 수컷이 먼저 봉우리에 올라 암컷을 기다렸으나, 암컷은 끝내 힘에 부쳐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홀로 암컷을 기다리던 수컷의 마음이 담겨 '독조봉(獨朝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제 이 산은 외로운 기다림의 장소가 아니다. 매년 새해 첫날이면 수많은 시민이 모여 서로의 안녕을 빌고 내일을 약속하는 '희망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4년 1월 1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행사를 열며 기세를 올렸으나, 2025년에는 무안 여객기 참사라는 국가적 슬픔 속에 행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슬픔 앞에서 공동체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기다림은 그렇게 또 한 해를 지나왔다.


그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2026년 새해는 더욱 특별하다. 이번 해맞이는 특히 '양지읍 승격'이라는 지역의 큰 경사를 온 주민이 함께 나누는 자리로 꾸며진다.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온 지역사회의노력과 염원이 '읍 승격'이라는 이름으로 결실을 보는 순간, 그 첫 아침을 독조봉에서 맞이한다는 사실은 주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 뜻깊은 순간을 위해 양지면 발전협의회를 포함한 8개 지역 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새해 첫날 오전 7시 45분경, 붉은 해가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면 시민들은 서로에게 정겨운 덕담을 건넬 예정이다.


이날의 백미는 단연 새마을부녀회가 정성껏 끓여낸 500인분의 떡국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국 한 그릇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선다. 올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고, 소원해졌던 이웃의 손을 다시 맞잡는 따뜻한 화합의 의식이다.


행사 당일 주차는 용인시 청소년수련원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꺼이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단순히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병오년의 상징인 '붉은 말'은 예로부터 강인한 생명력과 열정, 도전 정신을 상징해 왔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양지읍 승격이라는 기분 좋은 바람을 탄 지금, 독조봉에서 맞이할 2026년의 첫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절한 소망 하나 품고 432m의 고지를 오르는 순간, 이웃과 나누는 떡국 한 그릇은 삶을 지탱하는 조용한 응원이 된다. 독조봉의 일출은 우리에게 멈추지 않는 도전을 명령한다. 그 역동적인 기운이 새로운 시작 앞에 선 우리들의 등 뒤를 밀어주고 있다. 이제, 붉은 말과 함께 다시 시작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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