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이어리 쓰다가 포기하는 당신을 위한 처방전

2026년 아침, 내 삶의 리듬 찾아 줄 습관을 추천합니다

by 이점록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습관처럼 다이어리부터 새로 산다. 하얀 첫 장을 넘기며 "올해는 좀 다르게 살아볼까" 하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그러나 정작 새해에 정말 필요한 것이 다이어리일까. 계획을 채워 넣을 빈칸보다, 나 자신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 하나가 더 절실한 것은 아닐까. 그런 질문을 가장 정직하게 건네는 존재는, 어쩌면 한 권의 책이다.


책은 계획을 대신 세워주지 않는다. 대신 우리를 멈춰 세우고 묻는다.

"당신은 왜 그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가."

"정말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바라던 모습인가."


우리는 이 질문들 앞에서 종종 불편해진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야말로 책이 우리 삶에 개입했다는 증거다.


2025년, 나는 <오마이뉴스> 책동네를 통해 많은 책은 아니지만 몇 편의 서평을 썼다. 책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그 가치를 가늠하며, 나름의 해석을 덧붙여 독서 선택에 작은 도움을 주고자 했다. 돌이켜보면 서평은 책에 대한 글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기록이기도 했다. 어떤 문장에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는지가 고스란히 남았기 때문이다.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2026년에는 조금 더 '의미 있는 서평'을 쓰고 싶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글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 닿을 수 있는 질문을 남기는 글을.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은 단순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수사가 아니다. 책은 우리 삶에 영혼의 방향을 부여하는 존재라는 뜻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새해마다 꼭 한 권의 책을 '올해의 첫 책'으로 정해 읽는다. 그 책은 정보가 많은 책이기보다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어야 한다. 지식을 늘려주기보다는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시선을 안쪽으로 돌리게 하는 책이면 충분하다.


올해의 첫 책으로 내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자기 삶의 리듬을 회복하게 해주는 책'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자극 속에서 너무 빠르게 살고 있다. 뉴스는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유행은 숨 돌릴 틈 없이 바뀐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늘 "무엇을 할 것인가"는 묻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자주 놓친다. 좋은 책은 바로 그 질문을 대신 물어준다. 그리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독자가 자기만의 답을 찾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린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일이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리는 타인의 생각을 읽는 동시에, 그 생각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재미있어서 좋고, 어떤 책은 불편해서 좋다. 불편한 책은 대개 우리가 애써 피하고 있던 질문을 들고 찾아온다.


새해를 시작하며 독자 여러분께 제안하고 싶다. 올해는 '많이 읽기'도 좋지만, '깊이 읽기'를 선택해보자. 한 달에 한 권이어도 괜찮다. 대신 읽고 나서 꼭 한 번 멈추자. 그리고 이렇게 물어보자. "이 책은 내 삶의 어느 부분을 살짝 건드렸을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그 책은 이미 우리 삶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새로운 나는 결심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질문에서 시작되고, 생각에서 자라며, 작은 방향 전환 속에서 완성된다. 그 첫 자리에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해는 이미 바르게 출발한 셈이다. 올해도 책과 함께 걷자. 책은 늘 우리보다 먼저 길을 건너온 사람들의 가장 조용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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