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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점록 Dec 13. 2023

친구야

        친구야

                         이 점 록


  고무신 짐차 놀이 

  발가벗고 멱 감던 그리운 친구야

  나귀처럼 가득실은 산판차가 헐떡이면

  뉘엿뉘엿 해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 

       

  어디든지 같이 가고 

  언제든지 같이 놀던 고마운 친구야

  해맑은 웃음으로 오가던 정든 시골길   

  사람 떠난 그 길에 바람조차 쉬지 않네            


  허물은 아무도 모르게 덮어주고

  모자라면 군말 없이 채워주던 멋진 친구야  

  기쁠 땐 한걸음에 달려와 얼싸안고 

  슬플 때는 밤새도록 울고 울었지


  살다 보니 그럭저럭 삶의 뒤안길 

  어깨동무 하자꾸나 보고 싶은 친구야

  사람을 기다리는 세월은 없으니

  천천히 비우는 육십 줄이 참 좋다

 


작가노트 : 멈추니까 비로소 보이는 친구들이 보고싶다. 

과연 나는 어떤 친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을까?

늘 변함없이 웃고 울어 줄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험한 세상에 이길 힘은 북돋아 주는 귀한 친구,  

그런 친구와 삶의 여유를 오롯이 느끼며 살고 싶다. 

친구의 친구로서 자격이 있는지 되묻는 오늘이다. 


#공감 시 #고무신 #친구 #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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