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 록
고무신 짐차 놀이
발가벗고 멱 감던 그리운 친구야
나귀처럼 가득실은 산판차가 헐떡이면
뉘엿뉘엿 해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
어디든지 같이 가고
언제든지 같이 놀던 고마운 친구야
해맑은 웃음으로 오가던 정든 시골길
사람 떠난 그 길에 바람조차 쉬지 않네
허물은 아무도 모르게 덮어주고
모자라면 군말 없이 채워주던 멋진 친구야
기쁠 땐 한걸음에 달려와 얼싸안고
슬플 때는 밤새도록 울고 울었지
살다 보니 그럭저럭 삶의 뒤안길
어깨동무 하자꾸나 보고 싶은 친구야
사람을 기다리는 세월은 없으니
천천히 비우는 육십 줄이 참 좋다
작가노트 : 멈추니까 비로소 보이는 친구들이 보고싶다.
과연 나는 어떤 친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을까?
늘 변함없이 웃고 울어 줄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험한 세상에 이길 힘은 북돋아 주는 귀한 친구,
그런 친구와 삶의 여유를 오롯이 느끼며 살고 싶다.
친구의 친구로서 자격이 있는지 되묻는 오늘이다.
#공감 시 #고무신 #친구 # 어깨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