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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하는 거 아는데,
그래야 마음이 편한 타입

by 리지



사람들은 누구나 일을 한다. 일을 선택할 때는 대부분 돈을 많이 주나요? 복지가 좋나요?가 일반적이겠으나, 나에겐 돈만큼 중요한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찌질하지만 돈보다 중요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건 바로 내가 머리채 잡고 주도적으로 일을 끌고 갈 수 있는 환경인가?.


그렇다. 평소엔 돈 많이 주면 언제든 조직을 이동하고 나의 신념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농담삼아 이야기하고 다니지만, 사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 여서 어릴 적부터 일부러 작은 회사를 다니곤 했다. 쉽게 예상할 수 있겠지만 작은 회사는 연봉이 매우 짜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린 연차들에게 쉽게 책임을 준다는 지점에서.. 나에겐 매우 매력적인 회사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성향 탓에 지금껏 다닌 회사는 모두 작은 규모의 회사. 
어린 나이에 본부장까지 경험하는 내 나이 치곤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되었다.

내가 '돈 때문에 일하는 거 아닙니다 저 명예 하나로 일합니다' 타입일 줄이야.


워낙 성향이 이렇다보니 주인공이어야 하는 자리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할 때, 엄청난 박탈감을 경험하는데, 그 수위가 어디까지냐 하면 '내 주도권을 뺏다니, 퇴사한다'의 지경까지 이른다. 내 프로젝트인데 내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럼 바로 떠날 생각부터 하게 되는 사람인거다 나는.


회사의 복지나 성장보다는 개인의 발언권과 주도권이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기업은 이쪽에서 사양이었다. 물론 대기업의 입장도 들어봐야겠지.. 하지만 어쨌든 내 성향은 완전히 이쪽인건데 최근 회사생활은 내가 그리는 모습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직을 하며 조직에서 발언권이 없어진 것에 대해선 인정.

내 도전을 위해서 떠난 것이니 이에 대해선 어쩔수 없다고 스스로 위로해왔다.

그런데 내가 리딩하는 프로젝트에서 주인공은 따로 있는 느낌은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다.

저기요, 제 말 들리세요...? 제가 안 보이시나요...?


차라리 조용히 서포트를 하고 월급을 받는데 만족하는 성격이라면 맘이라도 편할텐데, 그런 타입은 죽어도 아니라 이럴 때마다 내 성향과 환경에 속이 터진다. 정말 나는 작은 회사에만 맞는 사람인 것인가. 아니면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인 것인가. 경기가 안 좋다는 데 사업을 하면 또 잘 할 것인가.



2025년 7월 4일 금요일 저녁

ENTJ로서 오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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