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는다
전남 영광 불갑에 둥지를 틀고 십수년이 흘렀다. 불갑은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다. 남편의 고향이고 남편을 만난 곳이고 잊고 살던 꿈과 소망이 영근 곳이다.
9월 25일은 상사화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며칠전부터 나는 마음이 초조하다. 작년에는 축제가 시작되었는데도 상사화는 피질 않아서 마음이 아팠는데, 올해는 시작도 전에 만개하는 것이 또 조급증을 만든다.
아무것 아닌 내가 말이다.
하하하
나는 불갑사 상사화 축제와 아무 관련도 없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불갑민일 뿐인데
이렇게 몇날을 마음 조리며 산다.
"상사화야, 조금 있다 피어야지. 벌써 피면 축제때는 어쩌라고 그랴."
"비야, 비야, 이따가 오든지 지나고 오든지 해야지 축제를 앞두고 오면 어쩌냐! 꽃도 다치고 사람들도 불편하잖냐?"
우습다. 이런 내 모습이.
바라보는 남편도 거든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 부부는 꽃에게 비에게 이렇게 핀잔을 주며 며칠을 보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