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냄새 나는 아침 드라마
“엄마! 엄마아~~!”
아침부터 애타게 엄마를 부르는 곳은 화장실. 어제 갈아놓은 휴지가 벌써 다 떨어진 모양이다.
“아니, 어제 갖다놓은 화장지 벌써 다 쓴 거야?”
“도대체 너희들은 화장지를 어떻게 하는 거냐? 먹는 거냐?”
엄마의 잔소리가 아침을 뒤 흔든다.
저마다 한마디씩 잔소리 핑퐁이 시작되었다.
“엄마, 저는 어제 이후로 화장실 한번도 안갔거든요.”
“나는 학교에서 똥 싸고 오거든.”
“저는 화장지 세 장씩 밖에 안써요. 진짜!”
화장지 세 장밖에 안 쓴다는 범인(?)은 안00이다.
“야, 화장지 세 장으로 어떻게 닦는다고 그러냐? 손에 다 묻어. 손도 잘 안 씻는 주제에.”
“아니 그러니까 오줌 쌀때는 세 장이면 된다는 거지. 내말은.”
냄새나는 아이들의 다툼 끝에 엄마의 결론이 떨어진다.
“그래도 화장지 세 장으로는 좀 어렵잖니? 엄마도 안될 것 같은데.”
“그래요?”
“엄마. 저 A4용지 두 개만 주세요.”
화장지 세 장이면 된다는 녀석의 결연한 말투.
도대체 바쁜 이 아침에 무슨 수작인지 모를 일이다. 자기 물건이 아니면 양심도 없이 함부로 쓰고 버리던 딸이었는데 무슨 일인가?
색연필을 준비해 놓고 뭔가를 열심히 그리는 00의 달라진 모습이 사랑스러운 아침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짜잔! 엄마. 보세요. 다 그렸어요. 이걸 화장실 문에 붙여 놓을 거예요.”
웃음이 절로 난다. 화장실 문 앞뒤에 한 장씩 붙은 아껴쓰기 캠페인이다.
“엄마. 똥 쌀때는 다섯 장, 오줌 쌀때는 세 장이면 되요.”
화장실 문에 붙은 문구를 보던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쏘아붙인다.
“참나 어이가 없네. 야, 그럼 손에 묻는다고 했잖아?”
“너나 그렇게 해. 우리집에서 화장지 제일 많이 쓰는 주제에 무슨 소리야?”
“그리고 그런 문제는 가족회의를 해서 의견을 맞춰야지 니 맘대로 정하냐?”
아침이 온통 똥냄새로 시끄럽다. 세 장이냐, 다섯 장이냐, 나는 안 할거니까 너나 해라, 너 코풀때 화장지 몇장 쓰냐? 그것은 왜 말안하고 그러냐…….
시끄러운 아이들 속에 애먼 화장지만 화장실에서 조용하다.
“얘들아, 우선 학교부터 가고 보자. 늦었어.”
기어이 화장실 문에 문구를 붙이고 난 아이는 당당하게 가방을 매고 학교에 갔다. 막내아이 손에 닿지 못하게 문 위쪽에 붙여놓은 A4용지가 아침바람에 펄럭인다.
‘화장지 세 장이면 엄마도 곤란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