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줍기 캠페인

우리동네 환경 지킴이들과 함께

by 전성옥

산책을 좋아하는 엄마는 메타세콰이어길을 사랑한다. 사계가 모두 아름다운 S자 산책길. 우리 아이들만큼이나 변화무쌍한 풍경을 보여주는 길이다.

이른 봄이면 연초록 잎을 내놓으며 봄을 탐색한다. 시간이 지나면 초록은 짙은 배경으로 그늘을 만든다. 햇살은 그늘 아래 그림을 그린다. 그러면 산책길 아스팔트는 과연 피카소가 된다. 그 길을 걷는 건 행복이다. 여름이 자리를 내 주고 나면 나무는 카멜레온이 되어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갈색으로 천천히 물들다 어느날은 진갈색의 풍경으로 유럽 거리 느낌을 보여준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찬바람 불고 낙엽이 할 일을 마치고 나면 하얀 송이 눈이 내려와 나무를 옷 입혀 준다. 겨울왕국의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 우리집 산책길이다. 참 예쁜 동네에 살고 있다.

시간이 한가한 토요일 오후는 나른하다.

“얘들아, 엄마 산책 갈 건데 같이 갈사람?”

아이들은 놀고 있던 물건을 집어던지고 환호성이다.

“엄마, 저도 갈래요. 저도요,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심심하던 아이들은 엄마의 한마디에 모두 뛰쳐 나온다. 조용히 한 둘만 데리고 가려던 계획을 변경 모두를 데리고 산책길에 나섰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엄마 손을 내가 잡고 니가 잡고 왼편에 한짝 오른편에 한짝 나머지는 앞 뒤로. 동네가 소란스럽다.

아이들도 느낀다. 이 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함께 걷다보면 마음이 상쾌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메타세콰이어 앞쪽으로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넓은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그 호숫가를 배경으로 쭉 늘어선 예쁜 나무들 사이를 끼고 돌면 행복이 졸졸 따라올 수밖에 없다.

엄마의 생각이 먼저였을까, 아이들의 생각이 먼저였을까, 누구의 의견이 먼저였는지 알수 없다. 그냥 걷다가 나온 말이다.

이렇게 예쁜 길 바닥에 던져진 쓰레기를 발견한 우리 중 누군가가 말했을 것이다.

“쓰레기를 주워요.”

와우! 얼마나 멋진 일인가 쓰레기를 줍는다는 생각을 하다니.

그날 이후로 우리의 산책길을 함께 나서는 손님 바로 쓰레기 봉지. 걷다가 줍다가 놀다가 다시 뛰다가 발견된 쓰레기를 줍고 또 놀고 이야기 하고 달리다 보이는 담배꽁초를 줍고 음료수 캔을 줍고. 줍다 보면 별별 쓰레기가 눈에 띤다.

“엄마, 도대체 이건 뭐예요? 왜 이런걸 여기다 버리는 거예요?”

배달음식을 먹었는지 프라스틱 용기가 버려져 있는걸 보고 막내아이가 짜증 섞어가며 뱉어낸 말이다. 자동차로 달리며 먹던 음식을 창문을 열고 버리고 달아났음이 분명하다. 어디 그 뿐인가. 별 희한한 쓰레기들이 길바닥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냥 걸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봉지를 가지고 쓰레기를 주으며 걷다보니 보이게 된 것이다.

주말 오후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신나는 놀이를 또 발견한 것이다. 같이 걷고 같이 줍고 같이 놀고. 그리고 같이 뿌듯하고 행복하다.

쓰레기를 줍다 보면 거리마다 쓰레기가 눈에 띠기 마련. 아이들은 어디를 가든 쓰레기를 본다.

“엄마, 저기좀 보세요. 저기도 쓰레기가 많아요.”

아름다운 길, 우리동네 산책길. 시간이 지나자 점점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그것도 금방 눈치챈다.

“엄마, 이제 쓰레기가 많이 없어요. 우리가 다 주워버렸어요.”

그러면 그 다음의 일은 무엇인가? 바로 캠페인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제안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서 길 가장자리에 붙여놓기로.

아이들이 그린 환경 포스터

또 신나는 아이들. 각자 생각을 그림으로 옮겨 놓으니 정말 신선하다. 그림을 완성한 후 아이들과 함께 길가 나무에 묶어 두었다. 그림을 보고도 쓰레기를 버릴 생각을 하면 그 사람은 진짜 구제불능의 사람이라고 단정해 버리자고 말했다.

[우리 동네를 사랑하는 아이들]이라고 현수막이라도 하나 붙여놓자고 말하며 다시 행복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