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기법을 논하며

목소리가 커야 이긴다는 시대는 지나갔어요

by 전설

오늘 아침 뉴스브리핑을 보면서 너무나 깜짝 놀랐다. 국감장이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간의 질의에서 언성이 오갔다. 너무나 기가 찬 사실은, 위정자의 다소 고압적이고 심지어 교만한 태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감장이라고는 하나 얼핏 보면 이미 한쪽은 죄인이다라는 것을 인정하고서 시작하는 태도와 특히 질의를 함에 있어서 너가 어디 감히라는 태도를 누가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특히 온 국민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반말로 상대를 위압적으로 대하는 태도는 정말 대화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이라고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아침 내내 가슴이 벌렁거렸다.


언젠가 지인이 해 준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난다. 논란이 있는 발언이 오갈 때는 절대 언성을 높이지 말고 우선 상대편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무조건 들어주기만 하라는 것이다. 아무라 속터지고 말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그냥 가만히 들어주다보면 한 쪽이 지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고성을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상대편이 기세가 한 풀 꺽이면 그 때 상대편 눈을 보면서 조목조목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살다 보면 언성을 높일 일이 왜 없겠는가? 그렇다고 그 때마다 열을 내면 본인 당사자만 열받아 쓰러지게 마련이다. 특히 나이가 있는 50-60대의 경우는 정말 뒷목 잡고 쓰러질 수도 있다.


대화란 자못 turn taking 기법에 따라 주거니 받거니 해야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자신만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억압적이거나 위압적인 발언을 한다면 대화는 중단되기 마련이다. 일단은 대화의 기본은 경청이다. 요즘은 너무나 자신의 말을 하기만을 좋아하지 듣기는 게을리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요즘 직장인 대상 대화기법에 관련한 내용을 강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폭력까지 강연을 하다보면 아직 우리는 대화기법을 너무나 모르고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세대차라든가 하는 말이 종종 사용된다. 언젠가 복지관에 연세 드신 어르신들을 상대로 대화기법을 강의한 적이 있다. 그 분들은 왜 자녀가 손녀가 자신들과 얘기하기 싫어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너무나 답답해서 소통의 기법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연세 드신 분들은 그냥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이 상대에게 결례가 되는 것이다. 일례로, 직장을 구하는 졸업반 자녀나 손주에게 부모나 조부모들, 그리고 친척들은 명절 때 만나면 걱정이랍시고 말을 건네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가장 듣기 싫어하는 주제 중의 하나가 바로 결혼과 직장 관련 문제인데 이를 마치 즐기기라도 하듯이 끊임없이 한다면 그 대화 당사자는 두 번 다시 소통을 하기 싫어할 것이고 결국 회피라는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우선 대화를 하자면 상대편이 있어야 하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된 것이다. 대화 당사자가 대화를 회피하는데 어찌 대화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것 중의 하나는 목소리가 크면 당연히 상대편을 기선제압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강자는 눈빛으로 제압하고 이어서 차분한 목소리로 대화를 전개한다는 것이다. 물론 차분한 대화를 원할 때는 웃는 미소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남자의 경우는 미, 여자의 경우는 솔 정도의 음으로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면접을 볼 때도 무조건 빨리 하면 자신의 지식을 면접관에게 전달하는 줄 착각하고 크고 빠르게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면접도 또박또박 또랑한 목소리로 적절한 멈춤을 문장과 문장 사이에 취하면서 의사를 전달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말을 할 때 지켜야 할 예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대화 상대에 따라 말씨를 결정한다. 연세 드신분들께는 다소 정감어린 말투로, 다소 어린 친구들에게는 그에 맞게 신세대 스타일로 연구해서 하면 좋을 것 같다. 감정을 평온하게 갖고 표정을 부드럽게 한다. 얼굴에 모든 표정이 드러나게 마련이므로 항상 밝은 표정을 짓는것이 중요하다. 자세를 바르게 하여 공손하고 성실하게 말한다. 대화에 몰입하고 있음을 정확히 보여주어야 한다. 대화 장소와 상대의 성격, 수준을 참작해서 화제를 고른다. 선 자리에 가서 뜬금없이 우울한 이야기를 한다면 결국 이는 만남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조용한 어조, 분명한 발음, 맑고 밝은 음성, 적당한 속도로 말한다. 너무 빠르거나 느린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듣는 사람의 표정과 눈을 주시해 반응을 살핀다. 상대편이 다소 지루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면 빨리 화제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상대가 질문하면 자상하게 설명하고, 의견을 말하면 성의 있게 듣는다. 질문이 다소 엉뚱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갑자기 싫은 티를 강하게 내면 대화는 단절되게 마련이다.

표정과 눈으로도 말하는 진지함을 잃지 않는다. 특히 대화의 기법 중 중요한 것은 남의 이야기 중에 끼어 들지 않아야 한다. 일명 대화의 맥을 끊는 가장 안 좋은 방법이다. 화제가 이어지도록 간결하게 요점을 말하고 중언부언하지 않는다. 말은 양해를 얻어서 시작하고, 끝맺음은 요령 있고 분명하게 한다.


말을 듣는 예절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귀로만 듣지 말고 표정․눈빛․몸으로도 듣는다. 내가 경청하고 있음을 강력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바르고 공손한 자세로 듣는다. 상대가 알아차리도록 은근하면서도 확실한 반응을 보인다. "정말요? 그래요? 그쵸!!"라는 반응이 좋다. 말을 막으면서 끼어들지 말고, 의문이 있으면 말이 끝난 뒤에 묻는다. 질문하거나 다른 의견을 말할 때는 정중하게 말한 사람의 양해를 구한다. 몸을 흔들거나 손이나 발로 장난을 치지 않는다. 말을 듣는 중에 의문 나는 점은 메모한다. 대화 중에 자리를 뜰 때는 양해를 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게 한다.


그렇다면 좋은 대화가 되는 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상대방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말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물론 근거없는 칭찬은 오히려 상대편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왕 칭찬할 거면 어떤 면이 좋다는 식으로 상대방의 소유물, 어린아이, 가족관계를 들어 칭찬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아이가 총명해서 사는 재미가 절로 넘치겠네요”
“그 사람이 친구라니 자네 인격을 믿네”

“안경테가 정말 멋지군! 아주 젊어보여”
“넥타이가 양복하고 아주 잘 어울리네요”
“브라우스가 심플한데 정말 잘 어울려요”


또는 소문이나 남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칭찬을 할 수도 있다. 이는 내가 많이 사용하는 기법이다.

"4기 선배가 얘기하던데, 그렇게 성실하다며?"

“김과장이 그러는데 자네 브리핑솜씨가 대단하다고 하네”
“당신이라면 모두의 기대대로 하실 수 있다고 믿어 추천했습니다.”


대화의 내용에 공감하고 긍정하라. 물론 의의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정말 반대할 내용이 아니라면 가급적이면 동의를 해주는 것이 좋다. 겸손은 최고의 미덕이다. 가장 재수없는 대화의 형태가 바로 있는척, 잘난척, 가진척이다. 절대로 척해서는 곤란하다. 대화의 첫마디를 준비하라. 어떻게 대화를 진행할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에 맞게 말한다. 뜬금없는 얘기를 상대를 절대적으로 무료하고 피곤하게 만든다.

나를 낮추는 겸양어나 상대를 존중해주는 존대어를 적절히 사용한다. 명령형보다는 의뢰형을 쓴다. 부정형은 긍정형으로 바꾸어 표현한다. 이와 더불어 정확한 발음, 밝은 목소리, 적당한 속도와 음의 높이(남성 :“미”, 여성 :“솔”음이 적당)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대화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다 따지다보면 자칫 말을 할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말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선현들의 말씀이 오늘날 어쩜 이렇게 잘 맞아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연예인들이 말 한마디로 어느날 백만 안티를 양성하는 걸 보면 정말 대화의 기법과 말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절감하는 대목이다. 이미 내뱉은 말은 절대로 주워담기 힘들다. 특히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된 세상에서는 말한마디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다.


기왕 사는것, 좋은 말과 좋은 언어로 특히 대화를 할때는 상대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할 수 있는 대화가 진행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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