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고 싶다면 팔로워의 마음을 읽으세요

리더십을 꿈꾼다면 먼저 진정한 팔로워가 되어보라

by 전설

외대부고에서 거의 내 인생 황금기를 보냈다. 물론 외대부고에 있으면서 외대교육대학원 교수로, EBS 강사로 그리고 강연전문가로 전국을 누비며 종횡무진 열심히 살았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가장 황금기 청춘기인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일명 귀족학교 그리고 학부모들이 가장 선망하는 학교에 재직했다. 여러가지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처음에는 1년만 근무해야지 하고 갔던 학교가 마치 귀신에 홀린듯 학생들과 정들다 보니 무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마지막 몇 년간은 자존심 싸움이었다. 순간순간 사표를 던져야지 생각했지만 내가 어떻게 들어온 학교인데 이렇게 쉽게 그만두고 나가지? 내가 나가면 또 누군가 여기 들어올텐데라는 다소 이기적인 생각과 최소 한 직장에 10년은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감히 쉽게 그만 둘 수 없었던 것이다.


외대부고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모두들 리더를 꿈꾼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반장이나 전교회장을 하지 않은 학생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일명 리더 경험이 많은 친구들이다. 그러다보니 입학 후, 얼마 동안 자신이 리더가 아닌 그냥 단순한 팔로워가 된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어 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당연히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어야 하고 모든 관심이 자신한테 주어져야 하는데 Yesterday의 한 귀절처럼 정말 이전의 절반도 아니라는 생각에 많이 좌절하는 것을 보았다. 다들 한마디씩 하는게 "샘, 어떻게 저 이름을 알고 불러줬어요?" 졸업 후 술자리에서 만나면 백의 백 모두 한결같이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었냐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의 기본은 우선 이름부터 기억하는 것이다. 반의 담임을 맡든 아니면 그냥 단순히 교과 과목의 교사로 만나든 아니면 대학원 수업의 교수로 만나든 난 한결같이 얼굴과 이름을 매칭하면서 밤새 외우는 작업을 우선으로 꼽았다. 세월이 흘러 현재 거의 가장 고령의 나이로 서울대법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데, 거의 동년배인 법학과 교수님이 글쎄, 이 기법으로 그 많은 원생들을 기억하시는 걸 보고 너무나 감동받고 깜짝 놀랐다. 한결같이 이름에 존칭을 붙여가며 수업 시간에 원생 이름을 부르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이전에 내가 학생들을 불러줬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그냥 한낱 꽃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름을 불러주면 존재감을 갖는 것이다. 너무나 삭막한 기숙사 학교 생활에 자신의 존재감도 없이 그냥 one of them으로 살아가던 학생에게 내가 단지 이름을 불러준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은 행복했던 모양이다. 어느날, 페북으로 내 생일을 확인하고는 정말 너무나 기나긴 감동스런 편지를 보낸 졸업생이 있었다. 나는 단지 수업도 듣지 않고 가르치지지도 않았던 그 학생의 이름을 우연챦은 기회에 기억을 하고 복도에 홀로 외롭게 있는 모습을 보고서 이름을 불러줬는데 그러면서 단지 지쳐보이는 그 학생에게 목캔디 하나 건넸을 뿐인데 무려 세월이 6년이 흐른 그 시점에 그 학생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고 그냥 힘내라는 그 한마디를 아직도 기억하면서 나에 대한 좋은 기억과 인상을 갖는 걸 보고서 정말 인간관계에서 가장 사소할 수 있는 이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긴 학생 입장에서 몇 천명이 넘는데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지 신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담임도 자신의 존재를 모르고 이름을 부르지 않은채 더 당혹스러운 것은 자신의 반 학생인줄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여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처럼 모두들 인정받고 리더만 되던 학생들이 어느 순간 팔로워가 되어야 했을 때 솔직히 그 좌절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으며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세상을 살다보며 리더는 채 10%도 되지 않고 모두들 거의 90%가 팔로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팔로워가 없다면 리더의 역할이나 존재감도 빛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우선 팔로워가 되어서 팔로워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고 희망하는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네 삶을 봐도 위정자들이 위에서만 내려다보니 서민들의 삶이 어떤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하다 못해 지하철요금이 얼마인지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모른채 서민정책을 펼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육에 대해 진정 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감도 잡지 못한 채 백년지대계를 그냥 순식간에 바꾸고 공표해 버렸다가 다시 철회하는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 허다하다.


먼저 팔로워의 삶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회사를 비롯한 조직에서도 진정한 리더십은 오롯이 팔로워한테서 오는 것임을 팀장급을 비롯한 리더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떤 한 조직에서 무조건 의견일치가 잘 이루어져 만장일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팔로워의 의견개진이 쉽지 않아 자칫 포기하고 말았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는 진정 카리스마있고 나를 따르라하는 그런 지도자는 결코 아니다. 감성을 갖고 있으면서 이청득심의 마음으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상담이나 멘토링에서도 거의 기본이 되는 것이 기본적으로 듣는 마음이 거의 80%이다.


감히 지인 얘기를 하자면, 그 친구는 평소에 전화를 하면 항상 바쁘다고 전화를 끊어버리고 무슨 일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시작하면 아예 말문을 막아버린다. 그리고는 나중에 전화할께 하고 연락이 없다. 그러다가 본인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정말 큰일이 난것처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한다.

이번 추석때도 그냥 문자로 해피추석한 이후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자신의 어머님이 저혈당으로 쓰러졌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거의 1시간을 얘기했다. 솔직히 예전 같았으면 어쩌면 좋냐고 같이 호응을 하면서 진심 걱정을 했겠지만 이제 서서히 나도 지쳐갔는지 그냥 가만히 들어주기만 했다. 간혹 저혈당에는 초콜릿이나 사탕이 좋으니 드시게 하는게 좋다는 간단한 말만 하고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전화를 끊고 싶었지만 차마 먼저 끊지를 못했더니 또 본인이 급하다며 전화를 끊고는 벌써 새벽 2시가 다 되어 가는데 전화를 다시 해서 이번에는 정말 연락하기가 싫어서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급하다면서 매번 1분도 전화를 하지 않더니... 역지사지인데 아직 그걸 모르나보다. 때로는 누군가가 힘들 때 들어주기만 해도 충분한 위로가 되는데 그걸 모르는지....

정말 힘들 때 아무 생각없이 전화를 하고 그 전화를 받아주는 친구가 2명만 있어도 그 인생은 성공했다고 한다. 그처럼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건 좋아하지만 상대편의 아픔이나 고통을 들어줄 친구가 드물다는 말이다. 하지만, 소통은 기본적으로 들어주는 데부터 시작함을 명심해야 한다.


굳이 거창한 말로 위로할 필요가 없다. 그냥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어쩌면 좋아, 안 됐어. 힘들지? 괜찮아, 걱정마" 이 정도의 말만 해줘도 충분만 위로가 되는데, 다들 바쁘다는 핑계와 무관심이라는 허울 아래 그냥 스쳐지나가고자 한다. 사회에서 님비나 핌비 현상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충분히 발생하곤 한다.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진정 팔로워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사소한 말이라도 충분히 경청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거창하게 리더가 꼭 위대한 정치인이 아니라 한 집안에 가장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해 줄 때 우린 이미 한 사회나 조직에서 같이라는 가치를 동참하게 된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소리치고, 나만을 따르라고 고함지르기 전에 먼저 상대편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과 걱정거리는 무엇인지 왜 그렇게 절규를 하는지 한번쯤은 귀를 쫑긋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면 서로에 대한 이해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 가을,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진심 리더가 아니라 팔로워의 입장에서 다가가 같이 이야기를 나눌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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