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이 작가의 글을 독자의 시각에서 객관적. 주관적으로 평가하고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담는 글의 형태라면, '집필'은 천체(天體)를 내 사유(思惟)에 담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손에 쥔 붓대로 글 속의 세상을 군림하는 희열을 느낀다면 말이다. 그러나 글쓰기는 책을 읽으며 이해하는 수준의 경지 그 이상이었다. 또한 다채로운 어휘 체계의 표현력과 시인의 감수성 그리고 냉철한 분석력이 필요하며 문장의 전달력을 명확하게 실어내야 했었다.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를 온전히 담으려면 작가의 사상(思想)과 신념(信念)을 공감할 수 있는 설득력이 필요했다. 나는 과연 이 모든 것이 가능할까?(웃음) 표현력, 감수성, 분석력, 전달력, 설득력을 갖춘 작가로 성장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아니 물어볼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글을 쓰는 삶에 필요한 역량은 ‘주체적 의지’라 깨닫게 되었다.
박경리의 <불신시대>중”모든 괴로움은 내 안에 있었다. 모든 모순도 내 안에 있었다 “의 짧은 글귀가 떠오른다. 괴로움도 모순도 나로 인해 존재하고 파괴될 수 있다... 그이유는 삶의 방향이 결국'주체의식'과 '자유의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집필'은 꾸준히 쓰려고 하는 '마음의 주체적 자유의지'가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며,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라기보다 끊임없이 나를 바로잡는무엇? 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대한 크기의 산머리를올려다보면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산을 오를 수 있는 체력과 그에 필요한 장비그리고한 걸음씩 딛고 나아갈 의지가 있다면 산의 정상뿐 아니라 나의 한계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나는 글을 쓸 수 있는 시공간이 있고, 글을 담을 도구가 있고, 글을 쓸 의지가 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강한 의지는 끊임없이 사기를 높이고,지치게 하지 않으며,모든 에너지의 동력이 된다. 나의 <주체적 자유의지>는 집필활동의 기쁨을 누리게 하는 소중한 역량이며 작가의 길을 비추는 든든한 등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