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서지도사이며 글쓰기교실 원장이다. 나의 주된 업무는 아이들의 레벨에 맞는 책을 선정하여 권장하고, 책을 읽은 아이들에게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의 대답,토론을 통한 자신의 의견을유도하여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글쓰기를 돕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보람된다. 특히 내가 타인에게 유용하게 쓰임 받는 활동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소명이 되었고,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할까?
바로 독서활동을 통해 지식을 함양할 수 있고 글쓰기 활동으로 지식을 기록하여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서류를 정리 정돈하거나 청소를 끝낸 이후 깨끗하게 정돈된 모양은편안함과 안정감을 주고,정돈하는 활동에서 보이는 섬세한 성향과 기질은 나의 업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즉 이러한 성향은 독서와 글쓰기에 크게 발휘한다. 책을 읽은 후 요약과 발췌가 즐겁고, 일목요연하게 글을 쓸 수 쓰도록 도움을 준다. 책 한 권을 몇 장으로 요약할 수 있었던 비법은 바로 나만의 책 분석방법 때문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책 분석이란 어떤 과정일까?한 권의 책을 분석하는 일은 고단한 작업이지만 그에 따른 결과물은 최고의 희열을 느낀다. 마치 보물섬에서 금은보화를 얻고 지도까지 손에 넣은 기분이랄까?(웃음) 책 한 권을 쪼개 내는 과정만이 아닌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바로책 분석법이다. 글쓰기를 지도하며 비축해 두었던 나만의 책분석 방법을 공유해 보려 한다.
책 분석은 왜 필요할까?책 속의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싶거나, 내용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책분석이 필요하다. 깊은 통찰력은 거시적인 안목과 미시적인 안목을 동시에 가질 때 나타난다. 이러한 안목을 갖기 위해서기본적으로기본 분석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책 제목, 지은이, 출판사를 명확히 알아야 하고, 두 번째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파악해야 한다. 그간 출간 작품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스타일의 글을 추구하는지 작가의 성향을 분석한다. 세 번째로 출판사가 그동안 출간해 온 도서는 무엇인지 어떠한 장르의 도서를 출간하는지 출판사가 추구하는 책의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 출판사의 성향 파악이 필수적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출간을 준비하는 예비작가라면 출판사에 투고를 할 경우 자신이 쓴 책의 장르나 세계관이 맞는 출판사를 미리 파악하는 경우 작품에 선정될 확률이높다.
다음으로는 책의내용 분석을 해야 한다. 첫 번째로 거시적 관점에서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관계와 성향 분석 그리고 책 내용의 시대 배경을 파악해야 하며, '한 줄 요약'으로 책의 전체 내용을 요약한다면더욱 좋다. 두 번째는미시적 관점에서 <기. 승. 전. 결 >즉 <시작 - 전개 - 전환 - 끝>의 사건과 시간의 흐름 순/사건 순으로 나누어 전체 스토리를요약한다. 목차의 쳅터 별로 1~2줄 정도의 짧은요약이모이면 비로소 전체 줄거리가 될 수 있다.<기. 승. 전. 결> 이 어렵게 느낀다면 쳅터 별 요약을 먼저 권장한다.
책의 분석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토리 분석을 빠트릴 수 없다. 첫 번째는 '한 줄 요약'이다.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누군가가 팩트를 물어본다면 간단히 핵심 내용만을 전달할 때 유용하다. 이때 심각하게 책의 전체 내용을 <기. 승. 전. 결>로 설명한다면 청자는 듣기 힘들어할 것이다.괜한 긴 설명에 오지랖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위에 언급한 방법인 '쳅터 별 요약'이다. 기승전결 전 단계로 특히 벽돌 책이나 시리즈 소설인 경우 유용하다. 분량이 많은 책을 읽다가 앞부분을 잊어버리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포스트잇에 단락별 핵심만을 메모해 둔다면 요점적으로흐름의 감을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기승전결'과 '4~5줄 요약'이다. 기승전결을 더욱 최소화시키는 작업의 '4~5줄 요약'은 보통 자기 계발서보다는 시간의 흐름이 있는 소설이나 고학년 동화책에 유용하다. 자신의 생각은 넣지 않고 오로지 '시간의 흐름의 현상'만을 순차적으로 적는 것이다. 네 번째는 글쓰기 수업에서 가장 난도 높은 과정으로 '개요 쓰기'이다.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을 총동원한 통찰력이 필요한 활동으로 짧게 요점만으로 기승전결로 나눈다. 다섯번째로는 '4~5줄 요약+ 나의 생각/의견'이다. 내용의 사건과 시간의 흐름 순의 요약에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첨가한다. 이 과정에 반대의견이 더욱 치밀해질수록'비평'될 수도 있고, 생각이 더해질수록 '서평'이 될 수도 있다.
책 분석의 과정
1. 기본 분석
2. 내용 분석(거시적 관점)
3. 한 줄 요약
4. 쳅터 별 요약
5. 내용 분석(미시적 관점)-기승전결세분화
6. 4~5줄 요약-기승전결 최소화
7. 개요 쓰기- 기승전결 핵심화
8. 4~5줄+ 나의 생각/의견
9. 8번+ 장문의 '비평/서평'
<거시적 과점(1.2.3번) - 미시적 관점(4.5.6.7번) - 거시적 관점(8번> + <8번 + 비평/서평>의 과정은 온전히 한 편의 나의 글로 완성된다. 책을 읽고 끝이 아니다. 당신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기고 싶다면 기록하고 또 기록하라. 그리고 기록하는 법을 배워라. 기록은 기억을 세기는 위대한 행위이며 비로소 역사가 된다. 기록하는 방법은 오직'분석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