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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작가 Nov 12. 2021

수많은 감정 관찰하기

#외로움


 혼자라는 외로움에 심취한 적 있나요? 외로움에 대한 글을 쓰면서 ’ 혼자가 된 외로움보다 둘이 함께 살면서 외로운 것이 더욱 치욕스럽다 ‘라는 한 친구의 너스레가 갑자기 떠올랐다. ’함께 라면 행복하다’라는 전제의 반전이었다. (웃음) 혼자든 둘이든 외로울 수 있다. 나는 어떨까? '외로움'이라는 감정보다 그저 ’심심하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필자는 곁에 누군가 없다고 외로움을 타는 편은 아니지만 혼자보다 둘이 덜 심심하다는 것에 한 표를 둔다.


 그렇지만 내 공간을 공유할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다가도 결국 혼자가 더 편하다. 아마도 이 현상은 싱글 라이프에 익숙해져 나타나는 부작용이라 생각한다.(웃음) 나는 심심함을 느낄 때 일거리를 찾아 자신을 분주하게 만들며 하루를 유용하게 지내려고 하는 편이다. TV 없이 매스컴과 멀리 지내 온 지 10년이 지났어도 TV 볼 시간만 없을 뿐 여전히 나의 하루 스케줄은 타이트하다.



 한 주 읽을 도서를 미리 선정하여 하루에 읽을 분량대로 읽고, 서평을 하거나 아이들 수업에 필요한 동화책을 주문하기도 한다. 동네 맛집 탐방을 하거나, 또는 유튜브를 시청하며 새로운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기도 한다. 외부 자극이 필요한 날에는 운동을 하고, 피곤하면 꿀잠 자는 것도 단기 계획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장기계획이 가능하다면 자격증 취득에 도전도 해본다. 이렇듯 목표를 세우고 분주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때문에 심심하거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10월 마지막 생일을 선포하면서 '외로움의 근원'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성을 느꼈다. 현재의 내 감정에 좌지우지하지는 않으나 먼 미래에 부모나, 형제, 친구마저 모두 떠나보낸 환경과, 노쇠한 나를 떠올려 보았을 때,  '불확실함'에서 파생된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주목해야 했다. 문득 미래의 내 옆에 누가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웃음) 이런저런 궁상을 떠는 나에게 뒤늦게 결혼에 골인한 친구의 조언이 떠올랐다.


'좋은 인연'을 만나려고 생각하기 전에 '좋은 이성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먼저다.

-친구의 조언-



 여기서 '좋은 이성친구 관계'란 흔히 알고 있는 우정을 의미하는 친구관계가 아니다. 상대방을 장기전으로 천천히 알아가고 그 사람의 장. 단점, 성격과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즉 나와 정말 최적의 조건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결코 미묘한 심리 작전이나 간을 보라는 뜻은 아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진전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첫 만남의 설렘을 오래 유지하면서 친밀감을 쌓아야 한다. 이성친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천천히 보여주자. '진국인 사람은 오래 볼 수록 빛이 난다'라고 했고, '결혼은 오랫 벗과 하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불확실함에서 파생된 감정'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두려움이든, 슬픔이든, 분노이든. 수많은 감정들에게 자신을 옭아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감정을 깊이 관찰하고 원인과 이유를 분석해 보기를 당부한다. '불확실함에 파생된 외로운 감정'이 나를 잠식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쓰며 외로움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고심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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