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가 잘되야 하는 이유.
나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바퀴벌레가 밤마다 기어 나오던 단칸방 원룸에
엄마, 아빠, 그리고 우리 삼 남매까지
다섯 식구가 살았다.
점점 더 형편이 안 좋아지더니 밥통에 쌀 한 톨 남아있지 않는 날이 허다했고, 집안에 동전을 긁어모아 라면 하나로 나눠먹기도 했고,
쌀을 살 돈이 없어 밥 대신 빵 조각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다.
그뿐인가,
추운 겨울에 보일러가 끊겨 찬물로 씻어야 하는 날도 있었고, 도시가스가 끊겨 음식을
해 먹을 수 없는 날도 있었다.
추운 겨울에 찬물로 그 고통을 참으며
씻었던 거 생각하면 아직도 몸이 시려온다.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가
우리에겐 너무 절실했다.
내 뇌리에는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몇 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그 시절에
엄마의 모습. 지인분한테 돈 이야기를 하며
부탁하고 미안해하는 모습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그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미어진다.
삼 남매를 데리고 여기저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떠돌았을 때도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지
가늠조차 안된다.
엄마는 우리를 항상 우선으로 생각했고
우릴 위해 젊은 날을 희생하고 피나는 노력들을 했다.
그런 엄마를 보며 '내가 반드시 성공해야겠다.' 다짐을 했고, 가난으로부터 돈으로부터
엄마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과 마음을 가졌다.
그시절 엄마에게 우리는 살아갈 이유였고,
지금 나에게 엄만 내가 잘되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