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나는 항상 꿈이 있었다.
어릴 땐 꿈이 몇 번 바뀌기도 했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 하고 싶은 건 크게 3가지였다.
1. 자동차 영업사원
2. 승무원
3. 인테리어디자이너
우선 첫 번째로 나는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너무 좋아해서 좋아하는 걸 판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자동차 영업사원이 되고 싶었다. 길을 지나가다 좋아하는 차 브랜드를 보거나 멋진 차를 볼 때마다 심장이 뛰고 설레는 게 너무 좋았다. 심장이 뜨거워지고 안에서 열정이 끓어올랐다. 주말 되면 혼자 자동차 전시장을 이곳저곳 다니면서 자동차 구경을 하고 학생 신분을 밝히며 차량 설명과 자동차 영업사원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다.
그러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동차 영업사원을 구한다는 모집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았다.
나이는 23살부터 가능, 자동차에 관심 있는 분, 열정 패기 가득하신 분, 돈 많이 벌고 싶으신 분. 보자마자 나는 곧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메일로 넣었다.
왜냐고?
나이가 19살이라 당장 일을 할 수 없단 거 알지만, 나는 그 직업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고 싶었다. 그냥 열정, 패기 가지고 무작정 문을 두드리고 본 것이다. 그럼 무엇하나라도 얻는 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주말에 한번 매장으로 와줄 수 있냐는 연락이었다.
나는 신나서 곧바로 이번 주 토요일 오전에 방문드린다고 하였고 그렇게 토요일 오전이 되었다.
매장에 방문하니 영업사원분들이 오전에 분주히 회의를 끝내고 1층에 모이는 모습을 보았다.
대표님께선 내가 온 것을 보시고 잠깐 모여보라 하시더니 짧게 내 소개를 하셨다.
" 19살 여학생이 영업에 대해 궁금해하고 자동차 영업사원이 되고 싶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넣었는데 보고 감동을 받아서 이렇게 초대했습니다. 시간 괜찮으신 분은 같이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말씀이 끝나고 대표님과 팀장님, 대리님까지 자리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에게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결론은 내가 나이가 너무 어려서 졸업하고도 바로 자동차영업사원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었고 비서를 먼저 하면서 어깨 너머 배우다가 23살 정도 되었을 때, 영업사원으로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몇 달 남았으니 시간 괜찮을 때 마음 편히 주말마다 놀러 와서 비서 일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보고 영업사원분들은 어떻게 상담하는지 보라고 하셨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많은 생각들을 했고 일단 주말마다 매장에 가서 비서와 영업사원에 대해 더 알아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주말마다 한 달 정도를 오갔고 어지러웠던 내 생각들은 점점 더 또렷해져 갔다.
우선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자동차영업사원이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것과 판매하는 일은 또 다른 것이라는 것.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으면 싫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비서 일은 내 적성과 맞지도 않고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를 좋아하니까 일로 삼는 게 아니라 돈을 많이 벌어서 좋아하는 차를 사야겠단 생각으로 바뀌었다.
자동차영업사원은 다른 일을 하다가 나중에 정말 미련이 남아서 하고 싶단 생각이 들 때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는 말에 자동차 영업사원 꿈은 잠시 마음에 접어두기로 했다.
두 번째로 승무원을 하려면 이것저것 알아보니 대학교도 나와야 하고 학원도 다녀야 하고 돈이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나는 돈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었기에 빠른 판단으로 승무원 꿈은 바로 접었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생전 할아버지께서 건설회사를 운영하셨었고, 아빠도 현장 반장으로 진두지휘하며 일을 했었다. 그 영향으로 친오빠는 건축학과를 나왔고 나는 건축보단 내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어릴 때 오빠가 나중에 엄마, 아빠 단독주택을 지어주기로 하고, 내가 그 내부 인테리어를 해서 선물로 주자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이 흘렀고, 구인구직 사이트를 한참 들여다보다 고등학교 졸업시기가 왔고 인테리어 회사 채용공고를 보고 곧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넣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식 당일 오전에 졸업장을 받고 오후에 면접을 보고 주말 쉬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자동차 회사도 인테리어 회사도 구인구직 사이트에 뽑는 연령도 나와있었고 여러 가지 조건 사항이 있었다. 인테리어 회사는 심지어 학력도 대학교졸업으로 나와있었다.
조건만 보면 나는 조건 미달이라 지원조차 할 수 없지만 나는 용기를 갖고 문을 두드렸다.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지원을 했고, 면접을 보러 갔을 때도 자신감을 갖고 된다는 생각과 마음만 가지고 갔다. 그만큼 내 열정을 내 비춰보였다.
그리고 나는 해냈다.
0과 1의 차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예 가능성이 제로이지만,
시작만 하면 1퍼센트의 가능성을 만드는 거라고.
어느 인플루언서가 했던 이야기다.
나는 0과 1의 차이를 믿는다.
시작하자.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