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4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도전

강하고 담대하라.

by Jeong Mar 25. 2025


나는 실내인테리어 디자이너에 도전했다.

인테리어에 인자도 모르는 내가.

맨 땅에 헤딩하듯,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험 같은 도전을 했다.


내가 처음 무언가를 할 때 항상 이 문구를 마음속으로 외친다. "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 이 짧은 한마디가 내 마음속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버린다.


그렇게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 뭐든 배워서 다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하나로 나아갔다.


나는 들으면 모두가 알만한 대기업 인테리어 회사의 대리점으로 취직을 했다. 다들 일 시작하면 서울 본사로 교육 다녀온다던데 내가 취업했던 대리점은 일이 너무 바빠서 교육을 갈 수가 없었다. 나는 바로 실전으로 투입이 되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현장에서 경험하는 게 아니면 이론으로도  모르는 것들을 나는 두 눈으로 보면서 빠르게 배우고 익혀갔다.


그렇지만 배움의 길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내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시작했을 당시엔

여자가 전국에 몇 없었고 나이 어린 여자는 더 없었다. 그래서인지 현장 시공팀장님들께서 나를 보시곤 깜짝깜짝 놀래셨다. 그리고 나를 우습게 보셨다. 아직도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일 시작하고 1년 조금 안되었을 때 전기시공 팀장님께서 내가 가져온 도면을 보시고 이걸 왜 가져왔냐는 눈빛으로 나를 한번 쳐다보셨다.

나는 고객님과 약속한 식탁등 위치를 정확히 한번 더 체크하려고 전기 팀장님께 도면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


"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식탁등 도면위치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말 끝나기 무섭게 팀장님께선 차가운 눈빛과 쌀쌀맞은 말투로 대답하셨다.  


" 니가 뭘 알어, 여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다른 현장 일이나 봐. "


주변에서 악성 높은 팀장님이라더니 나는 듣자마자 속으로 아. 듣던데론가. 초면에 반말을 하시다니. .순간 벙져서 대답을 못했다. 내가 어리고 여자라, 그리고 경력도 얼마 안된 신입이라 무시하시는구나 싶었다. 정말 기분이 상했다.


팀장님은 대답을 툭 던져놓으시고 바로 묵묵히 일을 하셨고 나도 조용히 현장 정리를 하면서 생각했다. 왜 저렇게 말씀을 하셨을까? 내가 먼저 팀장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나? 어린 내가 도면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 가르치려는 것처럼 느끼셨나? 내가 자존심을 건드린건가 싶었다.


나도 기분은 상했지만,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었다.

나는 살면서 적을 만들고 싶지도 않고 미워하는 사람을 만들고 싶지도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아르바이트하던 어릴때부터 나를 무시하거나 안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꼭 오기가 생겨서 두번 다시 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만들거나 싫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 방법은 나를 무시하고 말을 툭툭 내뱉고 그런 사람이 나한테 계속 그렇게해도 나는 그거에 반응하지않고 그냥 웃음으로 답하고 잘해주는 것이다. 진심으로.


단, 앞으로 볼 사람들 한정이다.

나도 엮이기 싫거나 아닌사람은 칼같이 자른다.


그렇게 내 진심이 닿았을 때 열에 구십은 내 사람들이 되었다. 나도 그 사람들이 원래가 나쁜 사람들이 아닌 걸 안다. 그저 살아온 세상이 그렇게 날카롭게 만들었다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팀장님께 다가가 " 혹시 감정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팀장님께서 워낙 잘하시는 분이신 거 알지만 고객님께서 꼭 말씀하셨던 약속한 위치가 있어서 여쭤봤습니다. "


팀장님께선 알겠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하시곤 도면을 같이 봐주셨다. 그리고 현장을 나왔다.


그렇게 한두해 같이 일하며 누구보다 나를 존중해 주시는 팀장님이 되셨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팀장님께선 내가 인성이 된 녀석이라고 뒤에서 다른 팀장님들께 내 칭찬을 하고 다니셨다고 한다.


그렇게 여러가지 힘들고 어려운 경험들이 차곡 차곡 쌓여 내면이 단단해지기 시작했고 더 열심히 해서 얼른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갈았다.


철거 현장을 시작으로 샷시, 설비, 전기, 목공, 필름, 타일, 도배, 마루, 가구, 마감 시공까지 다양한 현장들을 경험하고 이론과 같이 매일 매일 공부하고 배우기 바빴다.


그때 당시 기본급 180만원.

세금 떼고 나니 160만원 정도였던 것 같다.

배움에 투자하느라 남는 게 없었다.


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지만 영업직이었다.

워낙 활동적이라 가만히 앉아서 캐드 도면만 그리는 일은 애초에 하고 싶지 않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영업직이 있다는 걸 알아서 지원을 했고 하기 전까진 몰랐는데 하고 나니 나에게 천직이었다.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조금 지났을 때 첫 계약이란 걸 했다. 계약부터 현장진행, 마감까지 첫 도전치고 순조롭게 잘 마무리되었고 고객님께서도 좋아하시니 너무 뿌듯하고 보람찼다. 지저분했던 집이 공정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점점 이뻐지는 모습에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 매 공정마다 변화는 드라마틱했다. 내가 캐드 도면으로 그린 것들이 현실화가 된다니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역시 뭐든 해봐야 안다. 그리고 처음은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하다 보면 쉬워졌던 일이 있었을 것이다.


하다못해 젓가락질이라도 생각해 보면 처음엔 어려울 수 있지만 사용하다 보니 사용법이 어떻든 나만의 쉬운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익히고 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 쉬워질 수 있다.


안 해본 일이라 두려울 수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선 도전해보자. 막상 해봤을 때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은 미련이 많이 남는다.

시간지나 미련남아 후회하는 것 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미련도 적게 남고 털어버릴 수 있어 좋다. 그러니 도전해보자.


그게 뭐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작은 두려움들을 이겼을 때,

그 후에 삶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이전 01화 시작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