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찾기까지
‘냉장고에 그거 뒀으니 꼭 먹어라~놔둬서 버리지 말고!’
엄마의 그 말이 ‘너를 사랑해’라는 말로 들린건 처음이었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 나는 엄마가 나를 음식으로 사랑했구나 하는 걸 느꼈던 첫 순간이었던 기억만은 생생하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8-9년 전부터 나는 이런저런 운동을 시작했었다. 혹독한 PT 이후 몰라보게 달라진 체력을 가지고 한 일 이년정도를 근근히 버티며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과 강의 장거리 운전을 자주하는 나에게 체력과의 싸움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숨이 안쉬어 질 정도로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게된 후 약간 막막해졌다. 운동으로도 되지 않는 지점에 서게된 것이다. 그때 찾았던 심신통합치료를 하는 한의원에서 처음 진행한 과정이 몸을 모두 비우고 그동안 혹사했던 장기들을 쉬게해주는 해독이었다. 해독을 위한 과정의 시작은 이른바 비우기, 쉬운말로 단식이었다. 그 단식의 시간은 나에게 나라는 사람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음식에 대한 나의 새로운 욕구를 발견한것이다.
아 내가 이렇게 먹는 걸 사랑하는 구나
죽을까 두려웠던 마음도 장기가 휴식을 취하면서 편안한 상태가 되었을 때 아 죽음도 이렇게 편할 수 있구나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두가지 경험은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향에 많은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먹는 것으로만 이야기하면 예전에 나는 음식을 생존을 위해 먹어치우는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필요한 영양은 무엇인지 나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건 뭔지 등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부족으로 나타났다. 나는 먹고사는 것 자체 먹는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저 다음 일정으로 가기 위해 한끼 먹어치우면 되는..그런거였다.
그러던 내가 나를 위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시간을 지켜 천천히 먹었다. 해독된 내 몸은 더이상 예전에 즐겨먹던 인스턴트를 거부하고 있었다. 독 처럼 여겨지는 인스턴트들 대신 나는 신기하게도 다른 분들은 굳이 챙겨야 하는 흔히 말하는 몸에 좋은 음식들을 내 몸이 원하고 있었다.
뺄것들은 빼고 필요한 것들을 채워넣는 부드러운 시간이 되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음식이 다른 일정으로 가기 위해 한끼 때워야 하는 귀찮은 것에서 나의 몸을 사랑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챙기는 것이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