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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실습 마치니

현충원 영어과외

by 정현철

저는 안양시에 있는 평촌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대학 전공을 이만저만해서 영어교육으로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생실습을 꼭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평촌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할 수 있는 기간과 총신대학교의 교생실습 기간이 맞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없이 다른 중고등학교를 수소문해서 교생실습을 해야 했습니다.


교육분야에 인맥이 없는 저에게 교생실습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찾아서 허락을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같은 학번의 동기 중에 한 형님이 힘을 써줘서 서울 경문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주의를 끌고 영어수업에 집중하게 하려고 춤을 조금 보여줬는데요. 그중에 어떤 학생도 춤을 좋아하고 오토바이도 좋아하고 그랬습니다.


문제는 그 학생이 집에 가서 본인의 엄마에게 춤추면서도 대학교를 갈 수 있다면서 교생인 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며칠 후에 그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시간을 내서 얘기를 좀 하자고요.


용건은 간단했습니다. 본인의 아들을 책임지고 공부를 하게끔 설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영어과외 제안을 받고 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수락해서 매주 2회 서울 국립현충원으로 영어과외를 하러 갔습니다.


그 학생은 현충원 원장님의 아들이었습니다. 친누나는 카이스트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그러니 비교를 당하면서 공부와는 점점 멀어지면서 춤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제 기억에 원핸드팝을 잘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 놀러 다니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그랬습니다. 가끔 영어과외가 끝나면 그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현충원 사택에서 지하철 역까지 같이 이동하곤 했습니다.


연결고리가 없어서 그런지 영어과외를 하지 않게 되면서 점점 연락이 두절되어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잘 지내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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