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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씨 Jan 11. 2023

2. 교육의 '교'자도 몰라요.

Q. 공부는 잘했는가?

A. 아니요.


나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수포자, 영포자. 그냥 난 공포자. 공부포기한자.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지네'




생각해보면 일면식도 없는 남의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참 낯설었다. 집이라는 것은 굉장히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단지 방문교사라는 이유로 문을 턱턱 열어준다. 집의 분위기를 보고 있자면 대충 아이들의 성향도 파악이 되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학습지는 대부분 초등학생들이 많이 한다. 낯가리는 나에게도 서슴없이 말을 걸어주고 친구처럼 대해준다. 선생님이라고 존댓말은 써주지만 어른 대접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가 만만하게 보였을 수도 있고, 아이들이 편해져서 덩달아 유치하게 굴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나는 딱히 그것이 싫지는 않았다. 편한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몇 아이들은 그것을 이용한다. 숙제를 안해오거나, 거짓말을 한다거나, 수업시간 내내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거나. 그렇게 10분 수업하게 될 것을 아이와 실랑이 하다가 딜레이가 된다. 그러면 뒷 집들은 적당히 눈치를 봐서 수업시간을 줄이거나 아니면 단체로 딜레이 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준비하는 것들이 소소한 간식과 소소한 선물이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서라면 필수품이다. 그러나 너무 자주 써먹는다면 이것들 또한 당연시 되는 것들이 있다. 실제로 '오늘은 뭐 없어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래서 눈치빠른 애송이는......


학부모들은 내가 방문교사이지만 아이를 맡고 있는 선생님이라 생각을 해주는 편이다. 그래서 교육과정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는 사무실에서 교육을 해주기도 하고, 베테랑 선생님들이 가끔 알려주기도 해서 잘 써먹는다. 그러면 나에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젊은 여자선생님이라는 메리트는 크다. 처음 입회를 하기 위해 방문을 하더라도 경계심이 큰 편은 아니다.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다. 간혹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다. 실적의 압박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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