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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씨 Jul 19. 2023

친구가 카페를 오픈했다.

언젠가부터 자기만의 가게를 가지고 싶어했던 친구가 얼마전 카페를 오픈했다. 적어도 그 친구는 착실하게 일을 하면서 자본금을 마련했고 틈틈이 시간을 내면서 베이킹을 연구했다.


나도 한때 카페를 오픈하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이건 현실도피의 일종이었다.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일하기 싫었다. 그런데 난 자본금을 모을 형편도 특별한 기술도 노력도 하지 않았다.


비교가 되지는 않았다. 그 친구는 노력을 했고 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질투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부러웠다. 목표를 이루어낼 힘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고 그것을 해냈다는 것이 대단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나의 목표가 있다. 다음 취업까지 6개월의 시간이 있는데 그 안에 나의 이야기로 책을 한 권 완성하는 것이다. 정말 우습게도 나는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도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했기때문이다. 몇 달 전에는 1편을 완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편은 쓰지 못했다. 무한한 시간이 주어져 시간이 많다는 핑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 나에게 마저 다른 핑계를 댔다. 오늘은 글이 써지지 않아서, 오늘은 운동을 가야해서, 오늘은 피곤해서, 오늘은, 오늘은, 오늘은...그렇게 정신차리니 시간은 모두 흘러가있었다. 다시 이력서를 작성했다. 이력서를 작성하면서도 나를 원하는 곳이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다른 사람과 일을 할 수 있을까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나는 절박하지 않아서일까. 나태하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나는 원래 글러먹은 사람일까.


개업식을 다녀온 후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하고 싶었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다들 어떻게 자리를 찾아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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