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과 BTS의 신곡 공개 시각은 왜 다를까?

신곡 발매시간에 담긴 그들의 전략

by 정덕

음원만 내면 소위 '대박'치는 가수들이 있다. 한동안 아이돌이 차트를 점령했다가, 한동안 발라드가 차트를 점령하고, 그 뒤에는 '임영웅'을 필두로 트로트 가수들이 차트를 점령 중이다. 멜론이나 지니, 플로 등 차트를 보다 보면 신곡이 보일 때가 있는데 새로운 '신곡'이 공개되는 시각이 어떤 가수는 월요일 0시고, 어떤 가수는 금요일 오후 1시며, 어떤 가수는 월요일 저녁 6시고, 어떤 가수는 금요일 6시다. 왜 이렇게 신곡 발매 시각이 다 다른 걸까?



월요일 : 국내 차트, 음악방송을 잡아라


아직도 많은 가수들이 활용 중인 신곡 공개 시각이자, '컴백' 핫타임이다. 월요일에 음원을 공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멜론주간차트.PNG 멜론의 주간차트.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음원 순위를 발표한다.



먼저 음원사이트의 '주간차트'를 노리는데 월요일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멜론 등 주요 음원 방송의 주간 차트는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집계되기 때문에 월요일 발매를 해야 주간차트 순위를 올리는데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월요일'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뮤직뱅크.PNG 뮤직뱅크 2022년 7월 4주 K차트. 방송 전주 월요일(11일)부터 일요일(17일)까지의 차트가 반영되어 23일 날 시상한다.


KBS의 음악방송 뮤직뱅크의 K차트는, 방송 전주 월요일부터 그 주 일요일까지의 음원차트를 반영하여 점수를 매긴다.


음악중심.PNG 음악중심의 7월 16일 차트. 방송 전주 월요일(4일)부터 방송주 월요일(11일)까지의 음원 점수를 집계한다.


MBC의 음악방송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의 음악중심 차트는 방송 전주 월요일부터 방송주 월요일까지의 음원차트를 반영한다.



인기가요.PNG 인기가요의 7월 둘째 주 인기가요 차트. 방송 전전주 월요일(6월 27일)부터 방송 전주 월요일(7월 4일)의 차트를 7월 10일 날 발표한다.

SBS의 음악방송 프로그램 인기가요는 일요일 방송이라 집계가 전전주 월요일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방송 3사의 음원 프로그램 시상을 노리기 위해서라면 자연스럽게 '월요일' 발매가 가장 유리해지는 것이다.

멜론주간차트.PNG 멜론의 7월 11일 ~ 17일 주간차트.



왜 하필 저녁 6시일까?


월요일 발매하는 이유는 이제 알겠는데, 누구는 왜 저녁 6시고, 누구는 왜 자정이고, 누구는 왜 정오일까. 여기에도 숨겨진 이유가 있다. 원래는 자정 공개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모든 가수가 자정 공개를 주로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팬이 많은 가수일수록, 새벽에 듣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순위 반영에 유리했고 실시간 음원 차트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매된 곡만 반영하기로 음원사이트 집계 방식이 개편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음원 공개 시간은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날의 차트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정오'에 곡을 공개하는 가수도 있는 한편, 일부로 저녁 6시에 발표해 반영을 최대한 늦추기도 했다.




임영웅.PNG 5월 2일 월요일 6시에 신곡 발매를 한 임영웅. https://twitter.com/limyoungwoong/status/1507131246513516555


그러나 시간이 점차 지나며 저녁 6시가 완전한 신곡 발표의 대세가 되어버렸다. 실시간 차트가 반영되는 가장 마지막 시간이기도 하고, 이 시간에 발매를 하면 하굣길, 퇴근길인 저녁 7시 음원 차트에 반영이 되기 때문에 '퇴근길 버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돌 가수들만 저녁 6시를 고집했지만, 이제는 임영웅 같은 아이돌이 아닌 다른 가수들도 저녁 6시에 음원 발표를 하기 시작했다.




빌보드를 염두한 시각 금요일 오후 1시


그러나 최근에는 월요일 발매도 아니고, 저녁 6시 발매도 아닌 곡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아이유 등의 가수가 '가을아침' 이라는 곡을 아침시간에 공개해 의미를 곡의 의미를 살리거나 그랬던 적이 있지만, 이처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많은 가수들이 하나의 시간으로 음원 발매시간을 옮기고 있다. 바로 금요일 오후 1시가 그것이다. 실시간 차트가 가장 먼저 반영되는 정오도 아니고, 음악방송이나 주간차트 반영에도 불리한 '금요일'에 발매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이때 음원 공개하는 가수들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다.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에스파 등 미국 시장 즉, '빌보드 차트'를 염두에 둔 발매 시간이 이때이기 때문이다.



bts.jpg 방탄소년단의 'YET TO COME' 컴백 타임 테이블, 이번에도 역시 금요일 오후 1시 컴백이다.

빌보드 차트의 경우 전주 금요일부터 그 주 목요일의 수치를 계산해 차트로 발표한다. 한국의 금요일 오후 1시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금요일 0시이기 때문에, 빌보드를 노리기 위해서는 금요일 오후 1시에 발매해 최대한 빌보드 차트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국내 가수들이 월요일 발매를 하는 동안 방탄소년단은 음원 차트 개편 이후 금요일 발매를 해왔다. 2017년 2월 13일에 발매된 '봄날'이 마지막 월요일 발매곡이고, 그 이후 발매된 'DNA'(2017년 9월 8일)부터는 금요일 발매를 했다. 이 전략은 매우 잘 통했다. 방탄소년단은 'DNA'로 KPOP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100, 빌보드200에 동시에 차트인을 하고, 빌보드 핫 100 85위에 올랐다. 그 이후로는 발매 때마다 성적이 올라, 세계적인 스타 BTS가 되었다. 방탄소년단의 이런 선례를 뒤따른 K-POP 아이돌 가수들도 금요일 발매를 하기 시작했다.


빌보드.PNG 7월 9일 발표된 빌보드200 차트. 트와이스 나연이 7위에 있다.

물론 이렇게 하면 국내 음원사이트 성적과, 음악방송 성적은 조금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얼마 전 솔로로 컴백한 트와이스 나연도 금요일 음원 발매를 했는데, 음악방송의 경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수치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컴백 2주 차에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가수들에게 밀려 음악방송 1위를 적은 점수 차이로 못했기도 했다. 월요일 발매였다면 적어도 그 주 음악방송 1개는 1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금요일 발매를 통해 빌보드200에서 국내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7위를 기록했으니, 금요일 발매 전략은 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월요일과 금요일 각각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이처럼 월요일 컴백과 금요일 컴백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국내 음원 사이트 집계 방식이 빌보드처럼 바뀌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 해외진출이 꾸준히 예상되는 아이돌의 경우는 금요일 발매가 많아질 것이고, 국내 인기가 많은 가수들은 월요일 컴백을 하는 극과 극의 현상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곡이 무슨 요일에 나왔는지를 보고 이제 그 가수가 어떤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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