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최근에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유튭에서 운동 영상만 찾아보다 보니 알고리즘으로 건강 식단이 엄청 뜨더니 어느날 금연 영상이 나왔다. 아니면 내가 구글에서 검색을 했을지도. 나는 기억을 못해도 구글은 알고 있다.
담배를 피운 기간은 30년 +.
첫 10년 간은 하루에 2-3개피 정도. 사람들이 피울 때 얻어피웠다. 그때는 어디서나 담배를 엄청 피워댈 때라서 이렇게 연기를 마시느니 차라리 피우는 게 속편해서 걍 얻어 피웠던 것 같은데 없으면 안피워도 생각 안나는 수준이어서 담배에 중독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못했다.
다음 10-15년간은 하루 5-6개. 아침 출근 전에 하나. 그리고 퇴근 후에 집에 들어오면 하루가 끝난 해방감으로 3-4개피. 근데 회식을 하게 되면 또 엄청 피우게 됨. 그리고 회식을 시도 때도 없이 함. 이 때부터 금연을 시도했으나 계속 실패. 하루 피우는 개수가 적다고 해서 끊기가 쉬운 게 아니었다. 스트레스가 느껴지면 바로 금연의지가 사라져버림.
전자담배 약 5년. 처음엔 하루 5-6개. 연초에 비해 냄새도 없고 목도 안아프고 속 안좋은 것도 사라져서 그냥 금연으로 스트레스 안받고 평생 피워도 될 것 같았다. 전담으로 못 넘어오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냥 처음 피워보고 넘 좋았고 전담 피다 연초 어쩌다 얻어피우면 독해서 도저히 피울 수 없었다.
문제는 어느새 슬슬 피우는 개수가 늘어난다는 것. 특히 올 해 들어 거의 3/4갑을 피우게 되면서 갑이 아니라 보루로 구매하게 됨. 게다가 심지어 자다 깨서는 전담을 피우게 됨. 이 정도면 완전히 니코틴 중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 이노무 담배회사들.
그러다 영상을 보고 금연약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고 이 약을 먹으면 금연이 엄청 쉽다 해서 걍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금연 클리닉 방문.
금요일 오전에 금연클리닉 검색해서 근처 이비인후과 가서 니코챔스 처방을 받았다. 첫 주는 3일간은 0.5미리 아침에 1회, 다음 4일은 0.5미리를 아침저녁으로. 이 기간에는 담배를 피워도 괜찮다고 한다. 마음이 훨씬 편하다.
1일차(금): 11시경 니코챔스를 먹고 이후 아이코스 서머브리즈 6개피.
2일차(토): 아침 6시 니코챔스 0.5미리. 이후 아이코스 서머브리즈 6개피.
3일차(일):아침 6시 니코챔스 0.5미리. 이후 아이코스 서머브리즈 5개피.
일단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냥 피웠다. 생각나는 대로 피웠는데도 개수 자체는 절반 이하로 줄었고 무엇보다 담배를 피울 때 처음 흡입할 때 느끼는 "후아"하는 느낌이 없다. 습관을 이길 수 없어서 피우기는 해야겠는데 저걸 어떻게 참고 피지 이런 느낌이랄까...
4일차(월): 오늘부터 아침 저녁 두번 복용. 원래 출근 전에 2개, 운전하면서 2-3개. 회사에서 점심 먹으로 나갈 때 들어올 때 2개. 중간에 한번 1-2개. 퇴근 운전하면서 3개. 퇴근 후 자기 전까지 4-5개. 이렇게 대략 3/4갑을 피웠었다. 오늘은 아침 출근 전 1개, 운전 중 1개, 퇴근시 운전 중 1개로 끝낼 줄 알았는데 밤에 친구랑 통화하며 4개 추가. 7개피.
5일차(화) : 이 날은 2개피. 재택근무하는 날. 어제 잠은 전혀 못잤다. 불면증이 부작용에 있어서 저녁 복용은 5시에 했는데도. 어제 밤에 한 숨도 못자고 낮에도 너무 피곤해서 계속 밥먹고 누워서 지냈다. 담배 생각도 안 남.
6일차(수): 아침 출근전 2개피. 12시 깨고 2시 깨고 4시에 깨서는 통 더 누워있을 수도 없어서 일어나서 집청소 정리정돈하고 출근. 회사에서 누가 담배피러 가자 그래서 따라 가서 1개. 3개피
7일차(목): 자 오늘 아침 1개만 피고 이제 금연 돌입 모드.
8일차: 오늘도 1개 피웠다.
9일차: 오늘도 1개 피웠다.
10일차: 속이 울렁거려서 담배도 못피겠지만 약도 먹기 싫다... 담배가 왠지 꼴도 보기 싫은 기분.
11일차: 병원에 가서 0.5미리 약을 2주치 받아 왔다. 0.5미리로 줄이니 울렁거림은 없어졌다. 딱히 다시 담배가 피고싶은 기분도 들지 않는다.
12-14일차: 매일 꼼꼼히 약을 먹었고, 담배는 피지 않았다. 약을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러다 다시 피우게 될까봐 약을 먹었다.
3-4주차: 0.5미리로 아침 저녁 꾸준히 먹었다. 부작용도 딱히 없고 답배 생각도 안난다.
5주차: 까먹고 약을 안먹기 시작하다 보니 그냥 약을 끊었다. 딱히 담배 생각이 나진 않지만 가끔 이럴 때 옛날 같았으면 담배 한 대 했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되는 모먼트가 있다. 바로 옆에서 누군가 전자 담배를 피면 얻어피울 거 같긴 하다만 딱히 사서 피우고 싶지는 않은 정도.
이렇게 해서, 지금 12월 12일 약을 먹기 시작하고 12월 23일부터 담배를 끊었고 12/23이 후 약 5주간 금연 유지 중이다. 사실 약이 다 했다. 딱히 의지가 강했다기 보다 그냥 약을 먹으니 담배 생각이 안 나서 그냥 끊어짐.
그런데 알게 모르게 최근 달리기를 시작한 게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10/22일 달리기를 시작해서 1분 경우 달리다가 지금은 하루 1시간씩 달리고 있다.
몸의 상태와 체력, 근력까지 모두 만족할 상태로 만들겠다, 올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