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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 May 08. 2017

몰(Mall)_어디서 배워야 하는가?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야 하는가


2016년 9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세상에 없던 쇼핑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하남시에 스타필드(Starfield)를 오픈했다. 새로운 쇼핑공간의 출현은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많은 고객을 끌어모았다. 올해 1월에는 누적 방문객 1,000만을 돌파했고, 주중에는 5~6만, 주말에는 10~11만 명의 사람들이 스타필드를 찾고 있다. 스타필드라는 공간 안에서 사람들은 하루 종일 쇼핑하고 먹으며 여러 레저 활동까지 즐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신세계는 스타필드의 증점을 진행하고 있고, 이에 뒤질세라 경쟁 업체 롯데도 2016년 말 롯데몰 은평점을 오픈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몰링(Malling) 문화의 확산은 단연 화두이며, 업체들은 자신들의 테마파크를 짓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너나 할 것 없이 더 새로운 컨텐츠(상품, 브랜드, 맛집, 레저 공간 등)만 발굴하는데 혈안이 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쇼핑몰이라는 공간 안에는 사람들의 수많은 움직임과 머무름이 있다. 쇼핑몰에 차를 끌고 와 주차하는 순간부터,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먹고 구매하는 순간까지, 움직이거나 머무르는 두 가지 시간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둘 사이의 흐름(Flow)을 잘 관리할 때, 고객은 소비를 할 시간이 늘어나고 쇼핑 경험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다.


주차하는데 30분 이상 걸리고, 계산하기 위해 줄 서는데 10분 이상이 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데 30분이 걸린다면 어떨까? 당연히 고객의 입장에서 쇼핑 스트레스는 증가하고,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 가능 시간이 손실될 것이다.


그렇다면 쇼핑몰은 이를 어디로부터 배워야 하는가?


인천공항(ICN)_출국 18분, 입국 14분의 힘


우리는 이를 인천공항 출입국 시간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사람들의 나들목 역할을 하는 공항에서는 출국과 입국을 위해 많은 절차가 진행된다. 인천공항은 그중 체크인, 출국 심사, 입국 심사 등 머무름의 시간을 가장 잘 관리하는 공항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서 권고하고 있는 기준은 출국 60분, 입국 45분이다. 반면 인천공항은 출국 18분, 입국 14분이라는 출입국 처리 최단시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본질의 발견(최장순 저) 中

출입국 절차와 관련된 시간이 단축되면, 당연히 탑승까지의 여유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그 결과 여행객들은 그 시간 동안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고 쇼핑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레 면세점 매출도 증가한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 면세점은 1 인당 면세점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면세점의 MD 역량이 좋아서라기보다,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출입국 시간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사례처럼, 매출 향상과 고객 경험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쇼핑몰들은 더 새롭고 자극적인 컨텐츠에 집중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머무름의 시간을 제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디즈니랜드(Disenyland)_Magic Band & Magic App


한발 더 나아가, 쇼핑몰은 각 고객에게 개인화된 쇼핑 계획(Personalized Shopping Plan)까지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해결 방법은 디즈니랜드(Disenyland)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디즈니랜드는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Frog Design과 손잡고 '매직 앱(Magic App)'과 '매직 밴드(Magic Band)'를 선보였다.


디즈니랜드(Disenyland) 매직 앱(Magic App)


디즈니랜드(Disenyland) 매직 밴드(Magic Band)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모바일의 매직 앱에 접속해, 미리 자신이 방문하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것을 예약한다. 원하는 시설이 어디에 있고, 어떤 놀이기구인지를 알려주는 설명과 동영상을 확인한 후에 디즈니랜드에서 보낼 하루 동선을 짠다. 입장해서 몇 시에 무엇을 타고, 어떤 쇼를 볼 것인지 시간까지 예약한다. 어느 식당에서 무엇을 먹을지도 미리 정해 주문해 놓는다. 일정 시간에 그냥 쉬겠다고 설정하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할인 쿠폰과 함께 메시지가 날아온다. 이렇게 본인이 들르게 될 장소와 일정을 정한 뒤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면 입구에서 매직밴드를 받게 된다. 밴드에는 매직 앱에 입력한 정보가 다 저장되어 있어 손목에 차고 돌아다니면서 안내를 받는다. 이를 통해 기존 최소 1시간을 기다려서 타던 놀이기구도, 매직 밴드만 태그 하면 줄 설 필요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디즈니랜드는 매직 앱과 매직 밴드를 통해 신개념의 고객 경험(CX)을 제공하고 있다.


쇼핑몰 또한 이처럼 개개인에 맞는 쇼핑 플랜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여야 할 것이다. 지갑을 열고 싶도록 마음을 움직이고,  지갑이 열릴 시간을 더욱 늘려야 한다. 인천공항의 시스템 그리고 디즈니랜드의 고객 경험을 엮을 수 있다면, 더욱 차별화된 몰링(Malling)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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