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생각을 꾹꾹 눌러보는 일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들여다본다.
글 쓰는 것은 내게 여러 이유로 이점이 많다.
일단 준비물이랄 게 없다. 기본적으로
펜 하나만 있어도 어디든 적을 수 있다.
노트북이나 대부분의 현대인이라면
스마트폰도 있으니 얼마나 간단한가.
쓰고자 하는 나만 있으면 된다.
준비물이 간편하다는 건 굉장한 이점이다.
두 번째로 표현하고 싶은 맘을 원래의 상태에
(그나마)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로 빨리 할 수 있고,
음악이나 미술, 춤 등 각자 자신에게 효과적이고
편한 방식이 있을 것이다.
내게는 그나마 글 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말하고 싶은 감정이 달리듯 솟구칠 때
오히려 말이 안 나온다.
입에서 온갖 단어들이 맴돌다 결국 가장 적절치 않은 단어를 쓰고 마는 일이 왕왕 있다.
그런 날은 집에 돌아와서까지도
내내 후회가 남는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내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기엔 내 표현력이 너무 미비하며
음악이나 춤은 그 정도가 더 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그나마의 방식이 글쓰기인 것이다.
글쓰기를 잘해서가 아니고
그나마 이게 좀 낫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잘 해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글쓰기는 쌓인다는 점이 훌륭하다.
여기서 ‘쌓인다’는 것은 문장력이 될 수도 있고,
기록물의 축적을 말할 수도 있겠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글은 쓰면 쓸수록 더 익숙해지고, 조금씩 개개인의 개성이 묻어난다.
체화의 과정에 이르면 어느 정도 쉬워지기도 한다니 꽤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쓴 기록이 쌓인다는 건
나의 생각의 역사가 저장되는 것이다.
찍어둔 사진들이 앨범에 쌓여 나의 모습에 대한
역사가 되듯, 쌓아둔 기록물은 나의 생각과
가치관의 역사가 된다.
한 사람의 생각이 시기마다 쌓여 간다는 건
적어도 한 개인의 영역 안에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좋은 문학작품이나 오랜 세월 터득한 지식을 적어둔 학습서라면 여러 세대의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 나와 우리 모두가 그 영향을 받았다.
이렇게 좋은 점들이 많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그렇게 쓰고 싶은 게 무엇일까.
각자의 인생 따라 품고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무얼 쓰고 싶냐?’ 묻는다면
나는 사랑과 다정에 가까운 것이라 말하겠다.
살면서 받은 마음과 감정 중 가장 큰 긍정적인 영향력은 단연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다정함과 사랑이 있다면 살 수 있었다.
나를 살게 했던 원형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건 내가 받은 은덕을 나눠야 한다는 마음도 있을 것이고, 내게 인이 박히지 않은 것들에 대해 잘 쓸 자신도 없는 것이다.
사랑밖에 여 남은 일 일랑 다른 이들이
논하게 두는 것이다.
그것이 마뜩잖거나 논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내게 그런 마음이나 역량,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사랑과 다정을 말하는 길에 슬픔과 곤경, 좌절이 있겠지만 그래도 결국엔 사랑을 남기고 싶다.
오늘도 사랑을 담아 단어를 고르고
꾹꾹 눌러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