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고!!
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이 끝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수학자가 된다.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위해서…
이번 월드컵의 경우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고, 우리나라가 독일에게 두 점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다면 확률적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상대가 독일이다. 현재 세계 랭킹 1위 독일.
독일도 우리나라를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거둬야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도 조별 예선 마지막 3차전에서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독일과의 예선 3차전을 치를 한국 대표팀에게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상대하지 않은 독일에게 벌써 주눅드는 것이 한국 대표팀에게 가장 큰 적이다.
일전에 KBS 이영표 해설위원은 강한 상대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고 약한 상대를 만나도 얕보지 않는 것이 정신력이라고 개인 페이스북에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은 독일 대표팀의 이름값에 주눅들었고, 대표팀 선수들을 비판하고 비난하지만 한편으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고 거칠게 독일 대표팀을 상대하길 바랄 것이다.
심리학에 조절 초점 이론(regulatory focus theory)이라는 유명한 이론이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자신만의 전략을 통해 쾌락 추구와 고통 회피를 스스로 조절한다는 것이 조절 초점 이론의 핵심이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조절 초점을 갖는데 하나는 향상(promotion)이고 다른 하나는 예방(prevention) 초점이다. 향상 초점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결과에 초점을 두고 목표를 추구한다.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목표한 바를 성취하고자 한다. 반면 예방 초점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은 목표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는데 초점을 둔다. 예방 초점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은 예상되는 손실을 회피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막으면서 목표를 성취하려는 태도를 가진다.
코너에 몰려있는 한국 대표팀과 신태용 감독은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보다는 오히려 향상 초점을 갖고 초반부터 맞불을 놓는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웨덴전에서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경기 운영을 했지만 결국 경기를 망치지 않았는가? 지난 멕시코 전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추구했던 것이 스웨덴 전보다 훨씬 더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독일과의 객관적인 기량 차이는 어쩔 수 없지만 수비 시에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상대 미드필더들을 압박하는 것이 의외의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루이스 피구, 토티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있게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국내 여론이 어떠하든 간에 한국 대표팀은 1%의 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굳은 결의로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 지지 않으려는 안일한 전략, 방어 초점을 갖고 경기를 하다보면 오히려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가드만 올리다가 경기가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 우리나라 팬들이 내용과 소득도 없었던 ‘트릭’에 분노하고 조롱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기려는 목적을 갖고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자신의 한계에 직면해보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 선수 개개인이 성장하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황희찬보다 이승우가 선발 출전을 했으면 좋겠다. 이승우가 체력이 약점이라 풀타임 출전은 기대할 수 없지만 경기 운영의 디테일을 더해줄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초반 좀 더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위해서라도 투박한 황희찬보다는 이승우가 손흥민의 파트너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독일과의 경기 결과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도록 선수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