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풀, 의적풀, 리빅아는 이제 지겹다는 리버풀 팬들을 위한 글
리버풀 골수팬이자 나의좋은 친구, 슈퍼 워킹맘 두란이에게….
지난 시즌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 올라가면 리버풀과 너를 위한 헌정글을 쓰겠다고 약속했는데,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즌이 되서야 쓰게 되는구나. 나의 게으름을 용서하렴. 시즌 개막일에 맞춰 글을 올리기 위해 시간을 끌었다는 것도 거짓말이고, 좀 더 디테일하고 재미있는 글을 위해 시간을 끌고 자료를 조사했다는 것도 핑계야.
늦었지만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축하해. 아직 호펜하임과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지만 리버풀이 이겨서 32강 조별 토너먼트에 진출할거라고 믿어. 조별 토너먼트를 넘어 16강 토너먼트 그리고 그 너머의 위치에 오른다면 누구도 리버풀을 무시할 수 없을거야.
16~17 시즌이 끝나고 강팀의 조건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어. 강팀이 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조건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람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말해볼게.
첫 번째로 강팀의 조건은 팀에 구심점이 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이야. 과거에 제라드가 있을 때 리버풀은 제라드를 중심으로 뭉쳤었지. 그래서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흔들리지 않았어. 과거 아스날에 베르캄프, 앙리, 비에이라가 그런 역할을 했고, 첼시는 램파드, 존 테리, 맨유는 긱스, 스콜스, 로이 킨이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었지.
이스탄불의 기적이 있었던 04~05시즌. 나는 2004년 12월 8일 안필드에서 있었던 올림피아코스 전을 기억해. 서 나온 제라드의 극적인 중거리 슛을 기억해. 경기 직전까지 리버풀은 승점 7점으로 조 3위를 기록하고 있었고, 16강 토너먼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승점 10점이었전 올림피아코스를 상대로 2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지. 하지만 전반전에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어. 하지만 최후방 수비수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를 투입하는 도박을 감행하면서 후반전에 2-1로 역전을 해. 1골만 더 나오면 되는 순간. 하지만 경기 종료 5분 전까지 골은 나오지 않고, 안필드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던 그 때....
제라드가 아크 서클 바로 앞에서 벼락 같은 중거리 슛을 쏘아올린거야.
골망은 흔들리고 안필드가 진동했어. 제라드가 두 팔을 위로 치켜올리며 팬들에게 안긴 그 장면을 기억해. 그 날부터 있었던 승리의 기운이 이스탄불에서 열린 결승전까지 이어졌던 것 같아. 이런 기적 같은 승부를 올시즌 리버풀이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어.
https://www.youtube.com/watch?v=TqU5fenw4bk
하지만 지금은 리버풀이 셀링 클럽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아 안타까워. 리버풀의 탑스타였던 페르난도 토레스와 루이스 수아레즈가 팀을 떠났잖아. 특히 빨간 토레스가 파란 토레스로 변신한건 충격적이었어.
선수 생활의 전성기에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은 것은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가지는 본능인 것 같아. 수아레즈도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서우승을 위해 리버풀을 떠났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어. 지금은 쿠티뉴가 바르셀로나와 링크되어 있고…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450&aid=0000015240
지금은 리버풀에 팀원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줄 수 있는 충성심 있는 제라드, 캐러거 같은 선수가 필요한 것 같아. 시즌은 길고 분명히 고비가 찾아오겠지. 그 때 누군가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거야. 팀의 핵심적인 자원이 이적설에 흔들리는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껴.
강팀의 조건에 또 뭐가있을까?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리버풀에 아쉬웠던점 중 하나는 선수 자원이 현실적으로 리그 우승을 노리기 어려웠다는 점이야. 앞서 말했듯 수아레스와 토레스가 팀을 떠난 이유도 우승 트로피에 대한 열망이었지. 시야를 넓혀 NBA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지. 케빈 듀란트가 갖은 욕을 먹어가면서오클라호마 시티를 떠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옮겨 이번 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어. 이런걸 보면 우승에 대한 선수의 열망은 많은 연봉도 대신하지 못하는 것 같아.
지금껏 축구를 보면서 발견한게 있는데 그건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능력이 없다면 그 팀에는 그저 그런 선수들만 남게 된다는거야. 맨시티가 강팀으로 거듭난 이유는 만수르의 머니 파워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승에 대한 비전과 그를 뒷받침하는 전략적인 선수 영입이 중요했어.
리버풀이 소속 팀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선수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해. 10여년 전 이스탄불의 기적이 많은 선수와 팬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올 시즌도 많은 축구선수와 팬들에게 선망하는 팀이될 수 있는 사건들이 발생하길….
세 번째 조건은 리버풀에 다른 팀 선수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점이야. 바꿔 말하면 함께 뛰어보고 싶은 선수.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호날두, 메시와 같은 팀이 되어 경기를 뛰는 꿈을 꿀거야.
좀 더 시대를 거슬러보면, 지단과 호나우두가 그런 선수였고, 리버풀에는 제라드가 있었지. 하지만 지금 리버풀에는 그런 선수가 없는 것 같아.
선수의 이적에는 다른 팀의 선수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봐. 이번 이적 시장에서 린델로프의 맨유 이적에는 스웨덴 대표팀 선배 즐라탄의 영향이 컸었어.
현재 리버풀엔 그런 선수가 없기 때문에 클롭 감독이 이런 역할을 대신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전세계 많은 선수들 중 클롭 감독의 지도를 받고 싶어하는 선수가 많다는 것은 팀에 긍정적이야.
과거 퍼거슨 감독의 현역 시절, 퍼거슨 감독을 존경하는 축구선수가 많았었지. 그 사실이 맨유가 원하는 선수 영입을 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어. 박지성이 이적했을 때도 퍼거슨의 전화 한 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고.
리버풀이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클롭의 역할이 여러모로 중요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그래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력. 프리 시즌에서 리버풀이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뮌헨을 압도했던 경기력을 올 시즌 내내 보여줄수 있다면, 시즌이 끝나고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리버풀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몰라. 그리고 그 다음 시즌에도 이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다면 1980년대 이후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겠지. 강팀에게만 강하고 약팀에게 약한 의적풀을 반복한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LYeh5FkxL50
이러나 저러나 올 시즌 한 번 기대해보자. 오늘 있을 왓포드 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