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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Feb 21. 2016

[KBO] 박석민의 이적이 의미하는 것은?

삼성 라이온즈는 정말 셀링 클럽으로 전락하는 것일까?


(사진 출처 : 스포츠 큐)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박석민의 이적이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2004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가 은퇴할 때까지 원팀 맨으로 남아있을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협상 기간에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소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박석민이 96억의 가치가 있느냐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박석민에게 제시한 금액도 모르기 때문에 이 글에서 계약의 타당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박석민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을 떠날 때 팀 내외부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생각해보고 싶다.



(사진 출처 : 스포츠동아)


필자는 삼성 선수들의 사기와 로열티(loyalty)가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프로야구는 명백한 비즈니스이다. 고향팀에 대한 애정으로만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박한이 같은 착한 계약을 하진 않는다. 모든 선수가 이승엽처럼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할 수는 없다.


연봉 계약 상황에서 구단이 팀의 슈퍼스타에게 박한 대우를 했다면 그 과정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동료 선수들은 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팀이 합당한 보상을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아니면 팀은 내가 만족할 정도의 보상을 안겨줄 재정적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일기획이 최소한의 예산으로 팀을 운영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그래서 팀내에선 대부분 후자의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과거에 삼성은 선수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팀이었다. 우승을 많이 경험한 명문인 동시에 성과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준 구단이었다. 그래서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과거 구단과 신명철이 연봉협상을 할 때 신명철이 제시하려는 액수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연봉 협상을 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그런데 삼성 라이온즈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이와 같은 모습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과거 해태가 우승을 하고도 재정난 때문에 선수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진 출처 : 삼성 공식 블로그)


필자를 비롯한 많은 팬들은 삼성이 셀링 클럽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팀이 빅마켓에서 셀링 클럽으로 변하는 것은 팬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팀의 슈퍼스타가 FA가 될 때 팀을 떠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팬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게 된다. KS 우승이 못지 않게 팬들이 바라는 것은 선수들이 스타로 성장하면서 계속 우리 선수로 남아주는 것이다.


재정적인 효율을 추구하면서 팀 성적을 올리겠다는 구단의 결정은 존중한다. 하지만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제일기획이 어느 정도 야구 현장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전의 프런트진처럼 코칭스태프와 혼연일체가 되어 최고의 결과를 이뤄낼지 아니면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프런트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팀을 운영할지 궁금하다.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 삼성은 재정적인 자립을 이루면서 동시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이미 높아질 때로 높아진 삼성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피치 못하게 슈퍼스타를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리액션을 했으면 한다. 아직 삼성 팬들은 구단의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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