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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Dec 31. 2017

제목을 잘못 지은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미완성의 사랑만이 로맨스로 남는다.”

우리는 언제나 ‘욕망’하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일탈을 꿈꾸기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지만, 어떤 이는 위험을 무릅쓰고 일탈에 도전해버린다. 


비키(레베카 홀)와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


원래 제목이 'Vicky Cristina Barcelona'인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상반된 성격의 절친인 비키와 크리스티나가 바르셀로나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겪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이다. 우디 앨런의 다른 작품이 그러하듯 이 영화도 스토리의 탄탄한 짜임새보다는 남들 앞에서 표현하기에는 머뭇거리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판타지를 두 주인공 비키와 크리스티나를 통해 풀어냈다. 



영화의 두 주인공이자 절친인 비키(레베카 홀)와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는 사랑에 있어서는 상반된 견해를 가진다. 비키가 로맨스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지극히 현실주의자라면 크리스티나는 로맨스라면 고통도 달콤하다고 느낄 정도로 사랑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용감한 캐릭터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바르셀로나의 한 식당에서 자신들에게 다가온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을 대하는 태도도 상반되었다. 



크리스티나는 안토니오와 매일같이 불 같은 로맨스로 시간을 보내며 사랑에 대한 아쉬움마저 불태워버리지만, 뒤늦게 안토니오에게 빠져버린 비키는 약혼남 더그가 바르셀로나에 찾아오는 바람에 안토니오와의 못다 이룬 로맨스에 아쉬워하고 만다. 안토니오와의 로맨스에 끝장을 본 크리스티나는 안토니오를 떠나게 되고, 비키는 더그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만족’이라는 그릇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고, ‘아쉬움’이라는 그릇은 영원히 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크리스티나와 비키의 모습에서 비춰졌다. 


인생에 정답은 없나보다. 만족이란 그릇을 채우다가 포기할지, 아쉬움을 비워버리지 못한 채 고뇌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분명히 후회는 하게 될테니 말이다.


페넬로페 크루즈


영화 중간에 크리스티나와 안토니오의 아내였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와의 키스신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비키와 크리스티나의 태도를 그리고자 했다. 그랬기에 삼류 에로 영화같은 제목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가 이 영화를 보게 될 한국 관객에게 왜곡된 프레임을 줄까 우려되기도 한다. (15세 관람가이다. 야한 영화가 아니다)


까사 밀라


우디 앨런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에서 바르셀로나의 명소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까사 밀라, 구엘 공원 등을 소개하면서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처럼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또다시 바르셀로나에 가게 된다면 도덕책을 벗어버릴 사랑이 나에게도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부디 제목에 낚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 속 이야기가 여행을 다니면서 충분히 겪어볼 수 있는 일들이고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탈을 꿈꾸기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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