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본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1)

1화. 도쿄 골목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by 정문


나는 11년째 일본 도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4개의 게스트하우스,4개의 기숙사를 운영하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1개의 게스트하우스 (곧 1개 더 시작할 예정)와 6개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남편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게스트하우스는 절대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남편은 늦은 나이에 유학을 와서 대학교 3학년 때 나와 만났고 4학년 때 우리는 결혼했다. 한국에서 전기를 전공하고 일본에 와서는 환경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지만 사업에 마음이 있어 엉뚱하게도 인테리어 사업을 하게 되었다. 손재주도 좋고 꼼꼼한 성격이라 일을 잘했지만 어느 정도 수입을 내는 안정적인 사업체가 되기까지는 시간과 고생이 필요했다. 결혼을 하자마자 아이가 생기고 2년 후 둘째도 생기면서 신혼부터 쭉,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편의점,청소,음식점,빵집 등등. 아이도 키워야 하고 살림도 해야 하고 하루를 늘 빠듯하게 살아야 했다. 아이들을 보육원(한국의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해도 한 달 일해서 버는 돈이 한국돈으로 100만 원이 안 됐다. 아이들과 놀아주지도 못하고 몸은 힘들고,집안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버는 돈이 고작 이 정도라니. 뭔가 좋은 수가 없을까 고민하는 날이 이어져갔다.


그러다가 남편이 인테리어 공사를 한 건 따 왔는데,허름한 집을 개조해서 에어비앤비를 하려고 하는 한국분의 의뢰였다. 남편의 설명을 듣고 관심이 생겨 그분도 만나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에어비앤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초기 투자금이 좀 들기는 했지만 잘만 운영하면 시간도 잘 쓸 수 있고 지금보다 수입도 훨씬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원래 에어비앤비의 취지는 우리 집에 남는 방 하나를 여행객에게 싼 값에 빌려주고 아침도 함께 나누며 그 나라의 삶과 문화를 판매하는 그런 취지였지만,우리 집엔 내 줄 방이 없었다. 공사를 의뢰하신 한국 분도 월세가 싼 허름한 집을 빌려 인테리어를 잘해서 시작하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월세가 싸고 교통편이 편리하고 주변에 먹거리와 마트등이 있는 곳으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남편도 적극 찬성하고 같이 알아봐 주었다. 몇 달 동안 수백 건의 월세집을 알아본 결과,우리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월세도 적당하고 전철역에서 1분거리인, 정말 최상의 조건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남편의 행동력과 나의 집요함이 이뤄낸 결과였다.

일본에서는 월세 계약을 할 때 시키킹,레이킹이라는 것을 내야 한다. 시키킹은 보증금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월세 한 두 달 치를 낸다. 레이킹은 집주인에게 집을 빌려줘서 고맙다는 답례로 이것 역시 월세 한 두 달 치를 내는 것인데,이 레이킹이라는 제도가 실로 킹 받는 일이다. 비어있는 집에 월세 내고 들어와 주면 고마운 일 아닌가! 그런데 빌려줘서 고맙다고 감사금을 내는 일본의 오래된 관습이다. 일본생활24연차인 지금도 이 시스템에는 거부감이 든다. 어쨌든,

시키킹과 레이킹,화재 보험금과 부동산 수수료(보통 월세 한 달 치)한 달 치 선 월세까지. 결국 처음 계약할 때 월세 약 6개월치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가난한 우리 부부에게는 엄청나게 큰 액수였지만 도전해 볼 가치가 있었다. 없는 형편에 모아두었던 쌈짓돈과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려 첫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에어비앤비에 숙소를 등록하고 손님을 받으려면 보건소의 허가증이 필요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대신 그때는 지금처럼 엄격하고 까다롭지 않았다. 점점 에어비앤비 같은 민간인들이 운영하는 숙소가 많아지면서 허가증을 발급받는데 필요한 기준 같은 것들이 몇 차례 바뀌고 꽤 어려워졌다. 우리가 빌린 최상의 조건의 집은 사실 굉장히 허름하고 작은 집이다. 지금도 운영하고 있고 제일 효도하고 있는 가성비 좋은 사업체이지만,남편의 노력과 나의 손길이 엄청 들어간 집이다. 남편은 보건소의 조건에 맞추어 공사를 하였고 허름한 외관을 어쩔 수 없지만 집안에 들어갔을 때는 안락함을 느끼게 하기 위한 인테리어에 힘썼다. 나는 저렴하면서도 너무 싸 보이지 않는 인테리어 소품과 침구류를 사기 위해 발품을 엄청 팔았고,침대나 작은 가구들을 싸게 사기 위해 눈이 빠지게 무료 나눔이나 중고 사이트를 검색하였다. 냉장고,전자레인지,포트 등도 귀국하는 한국분들에게 무료 나눔을 받기도 하고 중고사이트에서 구입해 채워 넣었다. 점점 예약도 늘어나고 오픈한 지 일 년이 조금 넘어서는 슈퍼 호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도 슈퍼 호스트이다.

에어비앤비 숙소 운영은 정말 좋은 아르바이트 아니,사업이었다.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세보다 살짝 저렴하게 가격을 설정하고 장기간 묵었을 때 추가로 할인해 주는 주 단위 할인이나 월단위 할인을 적용했다. 호텔처럼 매일 청소해 주는 숙소가 아니기 때문에 게스트가 장기간 머물수록 좋은 것이다.2주간 예약이 들어온다면 2주동 안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온다! 게스트가 체크아웃을 하면 그때 가서 집청소를 하면 되는 거다. 물론 장기간 머무는 게스트에게는 중간중간 한 번씩 일본의 맛있는 디저트 같은 것을 사다 주기도 하고 수건이나 침대시트 여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런 약간의 수고가 있다고 해도 매일 5-6시간 시급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 보다 몇백 배 좋지 않은가!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아이들과도 (짜증 내지 않고)놀아줄 수 있었고 또 잠깐잠깐 하는 아르바이트를 더불어 할 수 있으니 경제적으로도 한층 여유가 생겼다.

내가 일본에 정착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게스트하우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재미를 보게 된 나와 내 남편은 한 개 더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실행력 갑인 남편 덕분에 큰 덩치의 숙소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제부터 고난과 환란의 시작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코로나라는 풍파가 우리에게 닥친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


부록. 그래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서 한 달 수입이 얼만데? 하며.. 실질적인 돈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준비해 본 초기 자본 이야기와 한 달 수입에 대한 정보.

초기자금

월세 6만5천 엔의 단독2층 집 (단독이지만 1층 작은 부엌,화장실,욕실/2층 원룸/가파른 계단/폭 좁고 긴 집/외관 허름/그냥 지나치기 쉬운 존재 김 없는 좁은 집/ 교통이 환상적으로 좋음/ 단독이라 게스트가 자유로움/ 수도세가 월세에 포함되어 있음/와이파이가 잡힘)

선월세 6만5천 엔

보증금 13만 엔

감사금!13만 엔

부동산 수수료 6만 5천 엔

화재보험 3만 엔

총 42만 엔

여기에,

가구, 침구, 전기제품,공사비,인테리어비용 다 해서 약 15만 엔

초기자금 약57만 엔 (2015년 당시 비용)


한 달 수입 (완전 비수기와 성수기를 제외한 평균값)

한 달 평균 27일 예약/예약 당 평균 일 수 9일 (장기예약 할인 적용으로 인한 결과)

하루 숙박료 평균 9800엔 (최대인원 2명)

9800엔씩 27일 = 264,600엔

청소비 1회 5000엔씩 4회 =20,000엔

총수입 284,600엔


-에어비앤비 수수료 34,398엔

-월세 65,000엔

-공과요금 평균 10,000엔

-샴푸, 린스 등 각종 소모품 3,000엔

총지출 109,590엔


진짜 수입 172,202엔

(일한 내용 : 핸드폰 어플을 통해 게스트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거나 체크인 알림을 보내줌 / 4회 집 청소, 1회 약 2시간 소요/ 일주일 이상 체류 고객 방문, 과자 서비스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