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여행, 단순한 휴식이 아닌 ‘사업 아이디어의 원천’
내가 한때 여행지에서 가장 많이 했던 행동은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풍경, 이국적인 건축물, 화려한 음식. 나는 이 모든 것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담아내는 데 열중했다.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현실을 온전히 마주하지 않고, 얇은 막 뒤에서 세상을 구경하는 행위에 가까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카메라 대신 '관찰'이라는 렌즈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나의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될 수 있는 살아있는 원천임을 깨달았다.
휴식이 필요해 떠났던 여행이 점차 나의 비즈니스 실험실이 되었다. 나는 여행지에서 마주친 불편과 흥미로운 현상 속에서 수많은 사업 아이디어의 씨앗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대만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던 날, 여행자들이 서로의 여행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모습을 보며 ‘여행자 맞춤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상했다. 또, 동남아의 거리음식점에서 주방장의 손놀림과 단골손님의 피드백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광경에서는, 고객 경험 기반의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대부분 ‘문제를 발견하는 눈’에서 시작됐다. 심리학에서는 ‘불편의 인지’가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한다. 나는 자발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찾고, 현장에서 바로 실험했다. 때론 실패로 끝났지만, 그런 경험까지도 다음 기회를 여는 디딤돌이 되었다.
여행에서 얻은 통찰들은 책상에 앉아 고민할 때보다 훨씬 더 진하고 실제적이었다. 직접 경험하고, 부딪혀 봄으로써 내 아이디어의 완성도는 한 단계씩 높아졌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나의 시야를 끝없이 확장시켰다.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마테라(Matera)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이곳은 수천 년 된 동굴 주택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사람들은 이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기 바빴지만, 나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관찰했다. 복잡한 현대 사회와 달리, 이곳의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빵을 굽고, 이웃과 담소를 나누며,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느린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전통 수공예품들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느린 삶과 수공예 문화 속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즉, 현대인들에게는 '느린 삶'의 가치를 경험하게 해 주고, 현지 장인들에게는 그들의 기술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아날로그 경험 구독 서비스’였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이처럼 여행지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의 핵심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디자인 싱킹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공감(Empathy)'이다. 공감은 단순히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을 넘어, 그들의 삶의 방식, 불편함, 그리고 숨겨진 필요(unmet needs)를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여행은 우리를 의도치 않게 타인의 삶 한가운데로 데려다준다. 낯선 환경에서 현지인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익숙함에 가려 보이지 않던 문제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문제가 바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나는 여행지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론을 사용한다. 첫째, **'문제-해결책 매트릭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 페이지의 노트를 세로로 나누어 한쪽에는 '관찰한 문제', 다른 한쪽에는 '해결책 아이디어'를 적는다. 예를 들어, '현지인들이 일회용품을 너무 많이 쓴다'는 문제를 관찰했다면, 그 옆에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든 친환경 여행 기념품 개발'과 같은 아이디어를 적는 식이다. 이 매트릭스는 내가 관찰한 문제를 구체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둘째, **'현지인 인터뷰'**를 통한 아이디어 검증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에게 내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그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듣는 것이다.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사용하시겠어요?'라고 묻기도 하고,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세요?'라고 물어보며 그들의 진짜 필요를 파악한다. 이 과정은 나의 아이디어가 현실성이 있는지, 실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중요한 단계가 된다.
나는 여행지에서 얻은 모든 영감을 소중히 여긴다. 시장에서 흥정하는 상인의 협상 방식, 길거리 음식점에서 목격한 효율적인 재료 관리 시스템, 그리고 낡은 도서관에서 발견한 역사적 기록들.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다. 여행은 더 이상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살아있는 실험실이다. 우리는 다음 장에서 이 실험실에서 눈을 크게 뜨고 기회를 포착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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