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비즈니스,
길 위에서 묻고, 삶에서 답하다

3장-1. 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는 용기: 삶의 본질만 남기는 연습

by 정민영


3장-1. 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는 용기: 삶의 본질만 남기는 연습


여행을 위한 짐 꾸리기는 물리적인 일이지만, 내게는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최소한의 짐으로 떠난다’는 말은 단순히 가벼운 배낭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 안의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자신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뜻한다. 불필요한 짐이란 물건일 수도 있고, 오래된 생각이나 습관, 혹은 끝내지 못한 걱정거리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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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번 짐을 싸면서 내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 질문은 때론 냉혹하다. 대부분의 것은 ‘없어도 그만’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없어도 되는’ 것들이 왜 내게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는지 깨닫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현대인의 삶은 너무나 복잡하다. 각종 정보와 선택의 홍수 속에서 핵심만 남기는 연습은 무시할 수 없는 깨달음이다.

심리학자들은 최소주의 생활 방식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여럿 확인해 왔다. 물질적인 정리는 곧 정신적인 정리로 이어지고, 이는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인다. 나는 이 원리를 여행 준비 과정에 적용했다. 짐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정리의 기술’이 필요하다. 물건을 하나씩 꺼내 보며 ‘이것이 진짜 필요한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럼에도 가져가야 할 이유’를 찾아본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짐뿐 아니라 마음도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는 것은 불안과 마주하는 용기가 된다. 작고 단순한 짐을 선택하면 선택의 자유가 커진다. 새로운 장소에서의 유연한 움직임은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나게 한다. 나는 이를 ‘짐의 가벼움이 곧 삶의 유연성’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유연성은 곧 비즈니스에서도 혁신을 가능케 하는 기본 태도이다.

나는 최소한의 짐으로 떠나는 연습이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짐을 줄일 순 없지만, 시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렇게 조금씩 줄여 나가며 본질만 남기는 용기는 나의 삶 전체를 가볍고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 이 장에서는 여러분도 자신만의 짐 정리법을 찾고, 본질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나는 초창기 여행에서 모든 것을 짊어지고 떠났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두꺼운 외투를 챙겼고, 여러 벌의 옷과 신발, 심지어는 읽을지 확신할 수 없는 책까지 넣었다. 배낭은 빵빵하게 부풀었고, 나의 어깨는 짐의 무게에 짓눌려 무거웠다.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 기분이었다. 여행 내내 나는 그 무거운 짐 때문에 이동의 자유를 포기해야 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기보다는 짐을 지키는 데 더 신경을 썼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짊어진 짐의 무게가 곧 내 삶의 무게였다는 것을. 짐은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내가 포기하지 못했던 미련과 불안의 상징이었다.

짐을 가볍게 싸는 것은 단순히 여행의 편의를 위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삶에서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지 깨닫는 과정이다. 우리는 종종 ‘없으면 불안한 것들’을 잔뜩 짊어지고 산다. 이것이 과연 꼭 필요한가, 하는 질문조차 던지지 않은 채 말이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배낭을 앞에 두고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대신 ‘무엇이 없어도 괜찮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고민은 우리가 무엇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사실은 덜 중요했는지를 깨닫게 해 준다.

미니멀리즘 철학은 이러한 깨달음과 맞닿아 있다. 물건을 줄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를 둘러싼 무수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는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정신과 감정까지 정리하는 과정이다. 심리학에서는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이라는 개념이 있다.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지고, 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는 이론이다. 짐을 최소화하는 것은 이 역설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꼭 필요한 몇 가지에 집중함으로써, 우리는 선택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본질적인 경험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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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순간의 여행부터 짐을 대폭 줄였다.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챙겼다. 세탁을 자주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옷은 몇 벌로 돌려 입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곧 그 가벼움이 주는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다. 짐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발걸음은 더 자유로워졌고, 새로운 만남과 경험에 더 쉽게 뛰어들 수 있었다. 짐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벼워졌고, 사소한 불편함쯤은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물론 짐을 가볍게 하는 것이 물리적인 물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행을 떠날 때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도 많은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불필요한 관계, 소모적인 인간관계, 의미 없는 목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는 삶의 태도.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무거운 짐이다.

이제 우리는 배낭을 쌀 때처럼, 우리의 삶도 한 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짐은 무엇인가?

당신의 시간을 가장 많이 빼앗지만, 사실 큰 의미가 없는 일은 무엇인가?


당신의 에너지를 소모시키지만, 사실 당신의 행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관계는 무엇인가?


당신이 버리지 못하고 있는 과거의 미련이나 실패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불필요한 짐들을 덜어내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용기는 우리가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떠날 용기가 생겼다면, 이제 당신의 여행은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가볍게 떠나는 용기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와 같다. 1부의 여정을 마치며, 우리는 이제 가벼워진 마음과 구체적인 지도를 가지고 길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2부에서는 이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과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우리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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