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으로 마음을 이해하다.

1-5. 과거와 현재의 마음 연결

by 소수지
감정표현으로 마음을 이해하다.

나는 남한의 사회생활, 적응을 하면서 감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감정표현의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나는 언젠가 두통으로 병원에 간 적이 있다. 의사가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봤다. 나는 나의 통증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그래야 의사가 정확하게 변명을 판정하고 약을 처방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오른쪽 골(머리)이 아픕니다. 누가 내 골(머리)에 못을 박는 것처럼 아픕니다.” 의사는 깜짝 놀란다. 그리고 다시 나의 얼굴을 쳐다본다.

지금 생각하면 의사는 나의 말을 듣고 끔찍했을 것 같다. 그러면서 내가 무서웠을 것 같다. 정작 나는 몸에 못을 박힌 일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그러면서도 의사에게 그렇게 얘기했다. 북한에서는 아픔의 표현을 이렇게 한다. ‘누가 나의 다리를 톱질 하는 것처럼, 허리에 못을 박는 것처럼, 어깨를 망치로 두드리는 것처럼’. 맥박과 청진기에 의지해 환자를 살피는 북한 의료시스템으로 하여, 환자들은 자신의 통증을 구체적으로 강도 있게 설명을 해야 자신이 아프고 고통스러움을 의사가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일상 대화에서 표현이 조금 과한 편이 많다. 친한 사이에도 ‘맞을래?, 죽을래?’라는 어휘를 잘 사용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나는 남한 생활 10년이 지나니, 직장생활 10년이 지나니 감정 표현, 어휘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동료와 상사 모두 나의 감정표현과 어휘에 대해서 처음에는 오해와 함께 이해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를 이해하는 회사 외의 남한 주민들은 나를 이해해 줄 수가 없었다. 나의 성장배경을 모르다니 그렇다. 나의 표현으로 오해를 가져다주고는 남한 주민을 오해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나쁘고 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내 마음이 아팠다. 나의 마음이 아프니 고민을 하게 되었고,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하여 바로 감정 표현이 서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휘로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어휘로 마음을 느껴 본 경험으로 나는 올바른 감정 어휘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감정, 별것이 아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 감정이다. 감정은 최소한 솔직하다고 생각된다. 북한의 속담에 말을 하지 않는 자녀의 마음은 낳은 어미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마음껏 감정을 느끼고 표현했으면 한다. 솔직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면, 내 마음이 더 편해진다.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감사’, ‘미안’의 감정 어휘로 하여 마음은 따뜻해졌다. 또 아름답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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