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배제에 대한 공포를 우리 내면에 각인시킨다."
서양 정치의 근본적인 대당 범주는 '동지―적'이 아니라 '벌거벗은 생명―정치적 존재', '조에 zoe―비오스 bios', '배제―포함'이라는 범주 쌍이다. 정치가 존재하는 것은 인간이 언어를 통해 자신에게서 벌거벗은 생명을 분리해내며, 그것을 자신과 대립시키는 동시에 그것과의 포함적 배제 관계를 유지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호모 사케르 Homo Sacer≫
만약 근대 민주주의에 고대 민주주의와는 구별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근대 민주주의가 처음부터 조에의 권리 주장과 해방으로서 등장했으며, 끊임없이 벌거벗은 생명 그 자체를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변형시키려 한다는, 즉 '조에의 비오스'를 찾아내려고 한다는 점일 것이다. 여기에 또한 근대 민주주의 특유의 아포리아가 존재하는데, 근대 민주주의는 인간의 예속화를 표시하고 있는 바로 그곳―'벌거벗은 생명'―에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실현하려고 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호모 사케르 Homo Sa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