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내면의 부름과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며

by 정성욱

도시를 떠나 귀촌을 하게 된다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자녀의 교육, 직장, 인프라 등 귀촌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많다. 포기해야 할 것을 붙잡고 생각하다 보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고 홀로서기 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놔야 할 것들의 순위를 알고 변화에 대해 홀로 맞설 준비를 마친 이에게 귀촌은 전환기를 맞이하여 제2의 인생을 펼치기에 좋은 환경이다. 놔야 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자신이 정해놓은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문득 내면의 새로운 부름을 듣고 삶의 방향을 전환하고자 한다. 새로운 부름을 들었다는 것은 인생의 전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부름을 듣지 않아도 누구나 인생의 한 번쯤 전환기에 놓이게 된다. 정년을 앞둔 직장인이나 전역을 앞둔 군인,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 등 모두 새로운 전환기에 놓여있다. 어느 날 갑자기 연고도 없는 지역에 거주지를 옮긴다거나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돌연 사업에 뛰어들곤 한다. 인생은 전환기 연속이며,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즐거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낀다.


변화는 두렵지만 부름에 응답한 직후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반면에 부름에 답하지 못할 경우 삶의 감각이 무뎌지는 무기력이 찾아온다. 퇴사를 고민하고 있던 한 직장인은 잠시 머리를 식히며 신중히 생각해 보자며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며칠 동안 자연에서 여유를 만끽하다 보니 직장 스트레스로부터 멀어지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대로 돌아가도 충분한 휴식을 했기에 일상을 재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성산 일출봉의 풍경을 마주하자 머릿속의 계산이 한 번에 정리되는 듯하다. 그렇게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고도 없는 제주로 귀촌을 결심하게 된다.


사회적 활동을 통해 생계유지를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꼼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 애매한 휴식과 여행은 피로를 극복할 에너지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복귀 후에 삶의 속도를 가속화 할 뿐이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선택은 최선의 선택이었다.’라는 결정이 있다. 선택에는 운이 좋아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 것일까? 니체는 자신의 책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고귀한 자신과 불현듯 만나는 날이 있다. 평소의 자신이 아니라 좀 더 맑고 고귀한 자기 자신이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을 은총과도 같이 깨닫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소중히 여겨라.”라고 말했다.


부름에 응답하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썩은 동아줄이 아니라 단단한 동아줄을 잡았다고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실패할 걸 알면서도 내면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부름에 응답하지 않고 주어진 현실을 순응하며 최선을 다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외의 다른 일은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부름에 응답했다고 삶이 바뀌진 않는다. 부름에 의해 새로운 것을 마주했을 때 가장 현명한 대처는 ‘능동적 수용’으로 맞서는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고 지켜본다. 어떤 부분에서 ‘긍정과 부정’으로 나눴는지 생각해 본다. 가치판단의 주체는 ‘나’이기 때문이다. 능동적 수용을 통해 감정에 치우지지 않고 이성적인 사고로 내가 어떤 부름에 이끌려 이곳에 서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제)러스틱라이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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