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진실을 통과하는 파도다.
감정은 진실일까?
우리는 자주 이렇게 말한다.
불안해.
상처받았어.
왠지 우울해.
그리고 그 감정을
곧바로 나의 진짜 상태로 믿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되었다.
감정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을 가리는 파도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감정은 반응이지, 본질이 아니다
켄 윌버는 말한다.
감정은 의식의 한 상태일 뿐,
존재의 본질은 아니다.
감정은 마음의 반응이다.
생각은 그 반응에 대한 해석이다.
자각은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자리다.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에 내가 얼마나 동일시되느냐이다.
감정은 빠르게 일어난다.
쉽게 왜곡된다.
과거를 끌고 오고
미래를 가정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리는 진짜 문제를 놓친다.
감정은 진실을 흐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불안은 방향을 잃은 감각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내가 부족해서라고 해석한다.
분노는 경계가 침범당했다는 신호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상대가 틀렸어로 바꿔버린다.
슬픔은 무언가를 놓아야 할 때 찾아온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내가 약해서 그런가라고 느낀다.
감정은 진실을 알려주기보다
진실을 흐리는 방식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감정의 뿌리를 본다는 것
진짜 중요한 건
감정을 없애는 게 아니다.
그 감정이 뿌리내린 자리를 바라보는 일이다.
이 감정은 어디서 왔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이 감정은 나에게 무엇을 알려주려 하는가?
그 질문을 붙잡고 오래 머물면
감정은 나를 흔드는 파도가 아니라
나를 이끄는 나침반이 된다.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감정을 통과하는 방법
감정을 너무 빨리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그냥 느껴보는 게 먼저다.
감정에 대해 좋다/나쁘다를 따지지 말고
그 감정이 몸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만 살펴본다.
나는 이 감정이 있다(관찰자)와
나는 이 감정이다(동일시)를 구분한다.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은
진실을 감싸고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진실을 드러내는가, 감추고 있는가?
나는 지금 이 감정을 피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이 감정 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서 나 자신을 이해해보려는 건가?
감정은 피할 대상이 아니다.
감정은 해석 없이 바라볼 대상이다.
그때 우리는
감정이라는 파도 위에 서 있는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된다.
필명 | 정각(正覺):
문제를 바르게 꿰뚫고,
삶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