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콘비벤시아의 나라 스페인 - 01

아들과 함께 한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

by JeongWon Kim

01. 여행 준비


콘비벤시아 (Convivencia) -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단일의 통치 아래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뜻하는 스페인 말이다. 1492년 이사벨 여왕에 의해 통일되기 전까지 700년 동안 스페인 남부 지역 - 안달루시아는 이슬람 세력에 의해 통치되고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콘비벤시아 정책으로 인해 문명의 융합과 종교적 관용으로 문화와 학문의 꽃이 찬란히 피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번영했음은 당연하다. 아랍 문화와 유럽 문화의 만남은 독특한 건축 양식을 빚어내었는데, 그 정수가 바로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이 아닐까 한다. 建築史를 공부할 때 사진으로 보았던 알함브라 궁전에 매혹된 후로 스페인 안달루시아는 내 일생의 여행 계획 중 항상 1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

2013년 여름, 우연히 보게 된 독일 항공사의 프로모션 광고, '얼리버드 항공권' 한정 세일 - 유럽 왕복 95만 원 (유류할증료, 세금 포함).

갈까 말까 고민한 시간 3분, 어느새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있는 참을성 없는 손.

그래서 떠나게 된, 아들과 함께 한 11월 11일부터 22일까지의 11박 12일의 스페인 여행. 여행을 마치자마자 또 가고 싶었던 그 여정을 기록해 본다.


여행 계획을 짜보니 안달루시아 지역만 제대로 보려면 최소 20일 이상은 필요할 것 같았다. 제한 시간 내에 최대한 보고 오려면 방문할 도시를 줄이거나 강행군하거나 해야 했다. 꼭 가보아야 할 곳을 골라 보았다. 세고비아, 톨레도, 코르도바, 세비야, 론다, 그라나다 그리고 스페인 속의 영국 땅 지브로울터, 지브로울터까지 갔는데 바로 코 앞에 있는 아프리카 땅을 밟아보아야 할 것 같아서 모로코의 탕헤르까지. 고르고 골랐지만 하루에 한 도시 씩 계속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 되고 말았다.

10995864_875070805890303_3961191421156487577_n.jpg 여행 일정 계획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동 수단은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하고, 숙소는 하루 5만 원 내외의 호텔을 검색하여 예약. (그러나 현지에 워낙 호텔이 많다 보니, 차라리 예약하지 않고 가는 것이 일정의 융통성에 유리할뿐더러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호텔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것을 여행 중에야 깨달았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 가이드도 없이 여행하는 것이라 (영어권이라 해도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지도를 펴 놓고 매일의 일정과 루트에 대해 머리 속으로 수 없이 도상 연습을 했다.

10959370_875081695889214_3608346269229610579_n.jpg 2013년 11월.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 루트

인터넷과 책을 보며 도시별 상세 일정을 짜고, 알함브라 입장권을 예매하고, 사무실의 일들을 미리 처리하거나 연기하고...

드디어 11월 11일(月), 프랑크푸르트 경유 마드리드 행 루프트한자에 몸을 실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