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 번역·출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 중심의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과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책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The Startup Community Way)의 번역서를 곧 출간한다. 저자는 1995년 미국 볼더에 정착해서 투자자로 활동하다가 액셀러레이터인 테크스타를 공동 설립하고 커뮤니티 형성을 직접 주도했던 브래드 펠드다. 창업 생태계 관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는지 이 책을 기획하고 번역한 이정원 사업전략팀장을 통해 출간 배경을 들어보았다.
우선 제주센터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작은 도시이면서 큰 대기업이나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는 도시 사례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미국의 콜로라도 볼더라는 로키산맥 산기슭에 위치한 작은 대학타운이 세계적인 혁신 스타트업의 도시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 담긴 『스타트업 커뮤니티(Startup Communities)』라는 책을 접하게 됐고요. 국내 여러 지역에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분들과 책 내용을 공유하면서 지향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제주에서 실행하고 있는 방법들이 맞는 것인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도 정리해 보고 싶어 출판하기로 했습니다. 판권을 알아보고 있던 중에 저자가 볼더 사례를 좀 더 방법론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볼더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성공시킨 사례를 담은 책을 개정판이 아닌 신간으로 출간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신간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The Startup Community Way)』 판권을 구매하고 한국어판 출판을 준비하기 시작했죠.
스타트업・창업에 대해 다룬 책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한 창업자나 스타트업의 성공 스토리, 스타트업의 성장 방식, 벤처캐피털에 대한 이해와 투자를 받는 방법을 담고 있는 책들이 각론이라면, 이 책은 이러한 혁신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도시 단위의 지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방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총론적이에요. 특히 볼더의 성장 이후 대가에 대한 기대 없이 다른 사람을 먼저 돕는 Give First로 대표되는 볼더의 철학이 확산되면서 기존에 스타트업들이 많지 않았던 지역에서 혁신 창업이 활발해지고 지역이 함께 성장해간 사례들을 다양하게 제시한 점과 커뮤니티 원리를 체계화한 점은 독보적이고요.
창업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이 특히 제주 스타트업 생태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면요?
환경친화적인 작은 도시 볼더의 성공이 제주에 매우 고무적인데, 볼더를 비롯해 볼더와 비슷한 상황에서 성공한 도시들의 경우 각자의 고유한 특성과 다양한 스토리가 있어요. 공통점은 모두 인재를 중요시해서 타 지역 인재들에게도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지역 내에서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고 도외 인재들이 이주해 와서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신뢰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제주센터도 ‘협력적 거버넌스 소사이어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는데요.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이 부분이 왜 중요할까요?
저자가 말하는 신뢰 네트워크는 곧 사회적 자본이에요. 사회적 자본은 혁신에 필요한 정보, 아이디어, 인재, 자금이 네트워크 안에서 잘 흘러가도록 해서 커뮤니티 안의 스타트업들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하기 때문에 중요하죠. 제주센터는 재단법인으로 비영리단체입니다. 제주의 대표 기업, 제주출신 창업자와 경제인, 지역 혁신 주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서 센터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들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지역 창업 생태계로 흘러들어 가는 창업자와 스타트업 중심의 상향식 커뮤니티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어요.
각 카테고리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14가지 핵심적 조언을 해주고 있어요. 이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TOP3로 어떤 것을 꼽으시겠어요?
첫 번째로는 창업자를 우선시하는 것, 받기 전에 먼저 나누는 것,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필수적인 가치라는 점이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참가자들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복잡계라는 거예요. 참가자들이 계속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창출되고 지속적으로 서로 적응해나가면서 전체 생태계가 공진화하기 때문에 투입과 산출 간의 인과관계가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아요. 따라서 세 번째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안내를 받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통제될 때 오히려 역효과가 나거나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독자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요?
저자 브래드 펠드는 전작인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한 지역에서 지속 가능하고 튼튼한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최소 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이 책에서는 혁신은 계속되고 커뮤니티도 계속 진화해야 하는 것이기에 오늘부터 20년 이상으로 수정하고 생태계 참여자들 모두가 장기적인 관점을 가질 것을 강조했어요. 개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 같은데, 단기간의 성공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작은 것들을 먼저 실행하면서 성공사례를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실리콘밸리가 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고유한 강점을 토대로 그 스타트업 커뮤니티만의 고유한 최고의 모습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들이 읽어 보면 좋을까요?
초기 창업자들, 성공한 창업자들, 지자체 관계자들, 중간 지원 조직에 계신 분들, 대학, 그리고 창업 생태계의 일원이거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분명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정부와 지자체에서 창업과 스타트업에 관한 정책을 만드는 분들이 독자가 되어 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복잡계 성격을 갖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창업자가 중심이 되는 상향식 접근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위의 글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Connect 매거진 2021년 봄호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