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선의 <열 문장 쓰는 법>
초등학교를 세 개나 다닐 정도로 이사를 자주 했다. 대학에 간 이후로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거쳐를 자주 옮겼다. 대학교 후문에 자리한 2평 남짓의 자취방부터 오이도 원룸, 울산 고시원, 봉천동, 서교동 그리고 연남동까지 5년 동안 6번의 이사를 했다. 연남동으로 이사한지는 이주가 되었다. 그동안 입주 청소부터 집 꾸미기, 집들이까지 하느라 제법 바빠 동네를 산책할 시간이 없었다. 새로운 터전에 정을 붙이고 길도 익히는 차원에서 이사를 한 후에는 꼭 시간을 들여 산책을 하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그마저도 귀찮아졌다.
그러다 주말을 맞아 겨울옷을 정리했다. 코트와 점퍼를 세탁소에 맡기고 안 입던 바지를 수선하기 위해 동네 골목을 헤매다 보니, 주택가 사이사이에 자리한 작고 개성 있는 가게들을 많이 마주쳤다. 마침 햇살도 적당했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었다. 한가한 일상이 오히려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걸까? 집으로 와서 그간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꽂힌 책장에 다가가, 김정선의 <열 문장 쓰는 법>을 꺼내 단숨에 읽었다. 다 읽고 저자가 제안한 글쓰기 훈련법을 따라 했다.
-. 나에 대해 한 문장으로 최대한 길게 쓰기
-. 너에 대해 한 문장으로 최대한 길게 쓰기 (타인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상상해서 쓰기)
-. 쓴 글을 여러 문장으로 나누기
-. 분량 반으로 줄이기
-. 분량 2배로 늘리기
-. 접속부사 (그래서, 그리고, 그런데. 하지만)와 지시대명사 (이, 저, 그) 최소화
-. 말줄임표 금지
이외에도 주옥같은 팁과 글쓰기 훈련법이 많이 담겨있다. 나만 볼 수 있는 일기를 넘어 모두에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사실 처음 두 문단의 글은 그가 제안한 훈련법을 따라 먼저 한 문장으로 길게 쓴 다음, 여러 문장으로 나눈 것이다. 확실히 한 문장으로 잇다 보니 마침표를 찍고 다음 문장을 고민하느라 정지하는 순간이 적었고, 내용도 제자리걸음을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다른 훈련법도 꾸준히 연습하면 분명 글쓰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3개의 초등학교를 다닐 정도로 이사를 많이 헸고, 대학에 간 이후로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거쳐를 자주 옮겨서 대학교 후문 2평 남짓한 자취방부터 오이도, 울산, 봉천동, 서교동, 연남동까지 5년 동안 6번의 이사를 했고, 연남동으로 이사한 지 이주가 되었는데도 입주청소며 집 꾸미기, 집들이를 하느라 제대로 동네를 산책할 시간이 없었는데, 동네에 정을 붙이고 길도 익히는 차원에서 이사를 한 후에는 꼭 시간을 들여 산책을 하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그마저도 귀찮아졌고, 그러던 와중 주말을 맞아 겨울옷을 정리하면서 코트와 점퍼를 세탁소에 맡기고 안 입는 바지를 줄이기 위해 동네 골목을 헤매다 보니 주택가 사이사이에 자리한 작고 개성 있는 가게들을 많이 마주쳤고, 적당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에 점차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집으로 와서 그간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꽂힌 책장에 다가가, 김정선의 열 문장 쓰는 법을 꺼내 들어 단숨에 읽었고, 다 읽고 나니 저자가 제안한 글쓰기 훈련을 따라 해보고 싶었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내가 지금껏 썼던 못 쓴 일기가 떠올랐다. 내용이 아니라 모양새 때문에 못 쓴 일기다. 그걸 그대로 어딘가에 올리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단지 부끄럽기 때문만은 아니다. 의식이 흐르는 대로 휘갈긴 일기로 다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만 보려고 쓴 글은 단어와 문장, 문장과 문장 사이의 리듬이 매끄럽지 못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나만의 것'에서 '모두의 언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치 제2외국어를 배우듯,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읽기 좋은 글이 더 멀리 퍼진다. 김정선의 수련법을 체화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