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지친 모든 직장인에게

야마구치 슈, 구노스키 겐의 <일을 잘한다는 것>

by 전하민

직장인 6년 차에 접어들면서 일의 본질에 대해 종종 생각해보곤 한다.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에 앞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야마구치 슈와 구노스키 겐이 함께 쓴 책 <일을 잘한다는 것>은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득하다. 문답 형식의 책이라 술술 읽히고 사례도 다양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 내용 중 다시 읽을만한 부분을 정리해보았다.





일하는 능력은 '기술'과 '감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은 프로그래밍이나 영어 실력처럼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반면, 일하는 감각은 수치로 증명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술에 비해 감각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며, 의식적인 노력으로 발전시기키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하는 데에 정말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감각이다.


분석이란 기본적으로 '쪼개면 알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분석에서는 어떻게 쪼개느냐가 가장 중요하며, 이때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감각이다.


일을 잘한다는 건, '이 사람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많은 경우, 회사 내부의 사람들이 고객이다. 또한 회사는 평균적인 사람에게 큰 보상을 주지 않는다.


감각은 기술과 달리 사후성을 가지고 있다. 사후성은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나중에 회상하면서 새롭게 해석해 의미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영어 실력을 키우려고 한다면 뱡향이 정해져 있고, 시중에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넘쳐난다. 반면 감각은 그런 식으로 키우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독서다. 특히 양서를 많이 읽을수록 좋다. 당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몰라도,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다.


커리어는 도중에 완전히 종목이 바뀐다. 과장급까지는 주어진 과제만 잘 수행해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이 되면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양한 과제 중 우선순위를 정하고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감각이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하며 이윤(Profitt) = 지불용의가격(WTP) - 비용(Cost)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이 공식 안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끊임없이 의식한다. 반면 기술에만 의존해서 일 하는 사람들은 본질적인 개선에 기여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떤 승무원은 카레와 치킨 기내식 중 항상 카레가 먼저 떨어져서 손님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사과의 기술은 매우 뛰어나지만, 카레가 항상 부족한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감각을 발휘할 자리를 고르는 감각도 뛰어나다.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인지 파악하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자리를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일에는 시퀀스가 중요하다. 개별 행위는 진부할지라도, 행위의 순서에 따라 훌륭한 전략이 되기도 하고 끔찍한 전략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4년 하라다 에리코가 망해가던 일본 맥도날드에 취임했을 때 그는 QSC (Quarity, Service, Clean) 외에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신규 매장을 내거나 매장을 닫지도 않고 행사도 하지 않았다. 대신 만들어 놓고 파는 방식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만드는 방식으로 전 매장의 QSC를 바꾼 후, '100엔 맥' 행사를 통해 고객들이 다시 맥도날드에서 오게 만들었다. 그다음 메뉴를 조정하고 단가를 올리면서, 맥도날드는 다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시너지라는 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뛰어난 경영자에겐 '이 일을 해내면 그다음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고, 그러는 동안 고객은 이렇게 된다.'는 식의 직렬적 사고가 있다. 예를 들어, 어도비나 넷플릭스의 성공요인을 '구독 모델'로 분석하는 것은 매우 바보 같은 생각이다. 어도비는 뛰어난 제품으로 시장 우월적인 지휘를 가지고 있었으며, 넷플릭스는 비디오 가게 시절부터 사람들의 취향을 분석해왔다.


감각을 연마하는 확실한 방법 같은 건 없다. 하지만 주변에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건 단순히 그의 일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전부'를 보는 것이다. 메모 방식이나 생활 습관, 대화 상대에게 질문하는 법 등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다면 감각을 키우는 데에 유리히다.


감각은 추상과 구체의 왕복 운동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체계가 있으며, 마치 호흡하듯 왕복 운동을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선 매일 새롭고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데, 그들은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의 논리로 추상화를 한다. 그러면 완전히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던 문제가 되며 해결책도 자연히 쉽게 나온다.




책을 읽으며 내가 일에 대해 고민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나에겐 어느 정도의 기술이 있지만, 감각은 턱없이 부족하다. 엑셀을 남들보다 빠르게 하고 현황을 정리해서 요약하는 일은 그럭저럭 잘할 수 있다. 반면 감각이 필요한 일에는 자신이 없다. 데이터를 보기 이전에 '이건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감각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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