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하민 Aug 05. 2022

그냥 놔두라는 도시 포틀랜드

32살, 미국 서부 여행

[trip film 링크]

https://www.instagram.com/p/Cg2Au3bAGrA/


Keep portland weird. 포틀랜드의 슬로건이라고 한다. 이 단어가 단순한 구호로 들리지 않는 순간이 여럿 있었다. 샌들을 사려고 들른 버켄스탁 매장에서 나를 담당한 직원은 남자였다. 근데 이제 하이힐과 망사 스타킹을 곁들인. 새빨갛게 염색을 하고 속이 다 비치는 티셔츠를 걸친 그는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그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도 있었다. 다운타운을 뚫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열댓 명의 사람을 지나쳤는데, 그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좀비처럼 걷거나,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시체처럼 구석에 누워있었다. 이런 것도 weird라고 치는 걸까. 포틀랜드의 거리에서 독특함 이면에 있는 우울을 느꼈다. 이상하고 어딘가 고장 난 것 같은 이미지를 예전에는 참 좋아했는데.


그래도 나는 이 도시가 좋았다. 언젠가 또 오고 싶은 곳.


매거진의 이전글 서른둘, 미국 서부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