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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미 Oct 18. 2021

요가 TTC에서 내가 얻은 것들

오늘 드디어 요가 지도자 과정이 끝났다. 겨우 3시간 전에. 10주라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버렸다.

처음 TTC를 결심했던 이유는 1) 언젠간 할지도 모르는 N 잡을 위해 2) 나중에 내가 살아갈 삶에 필요한 요소라서 3) 자격증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 4) 좋아하는 요가를 좀 더 체계적이고 인텐시브 하게 배워보기 위해 등등 참 많은 이유가 있었다. 어찌어찌하여 유명하고 지도자 과정을 오래 해온 요가원과 일정이 맞아 선뜻 등록하게 되었다. 근데 나의 바람보다 얻은게 훨씬 많았고, 모든 순간이 너무 값졌다.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기에 꼭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쓴다.


1. 소중한 사람들

8월의 어느 토요일 첫 수업이 시작됐다. 스무명이 넘는 요가 지도자 지망생들이 자신만의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공통점은 이유는 전부 다르지만 '요가를 좋아한다.'였다. 요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요가원에서 매주 주말마다 16시간씩 요가에 대해 배우고 수련하고, 관련된 얘기를 할 수 있다. 세상에 나가보니 사람들은 정말 제각각이고, 공통점 하나 찾을 수 없는 사람들도 많아 관계 맺기가 쉽지 않았다. 설령 관계를 맺더라도 깊은 사이가 되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이곳에선 좋아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을 매주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한 기회였다.


언젠가 같이 땀을 흘리면 빨리 친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그래서 회사 워크숍으로 등산을 간다는 말을 들었었거든요..ㅎ) 10번 중 8번의 주말, 매일 적게는 1시간 많게는 3~4시간씩 함께 요가 수련을 하고, 평일에 틈틈히 모여 티칭 연습을 하고, 개인 수련을 하면서 땀을 정말 많이 흘렸더랬다. 심지어 주말 내내 붙어있으니 안 친해질래야 안 친해질 수 없는 환경이었달까. 서로 끈끈해질수록 당연히 수업과 수련의 분위기는 좋아졌다. 서로의 수건과 블럭을 챙겨주고 남의 일도 내 것처럼 해주는 기적도 매주 일어났다. 세상에 (회사에서는 이러기 쉽지 않지,, 타인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내가 챙겨주다니,, 왜?) 29살 이후로 이런 일을 처음 겪어 요가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자친구에게 '요가원에 있는 사람들은 다 착해. 천사들만 있나봐.'라고 호들갑 떨면서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어쨌든 그 사람들은 지금 나의 소중한 동기이자 동료이자 친구가 되었다.   


2.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교육기관과 선생님을 선택할  1)선생님이 얼마나 유명한지 2)업계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얼마나 많이하는지 3)내가 배우고자하는 과정을 얼마나 오래 해왔는지를 !! 무조건 확인한다. 유명하고 오래 지속될  있는덴  이유가 있는 법이고  이유는 대부분 좋은 쪽일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요가원은 유명한 곳이었고 원장님들도 업계에서 활동을 굉장히 많이 하셨으며 지도자 과정 졸업생들도 굉장히 많다. 그래서 선택했다. 그리고 절대 후회하지않는다. 원장님들을 선택한 과거의 나를 정말 칭찬한다. 우리 원장님들은 요가 티칭도 티칭이지만  자신을 바라보고, 나의 색을 찾을  있도록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어떤 분야든 오래 살아남으려면 자신만의 특징과 개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실력도 거의 평준화 되어 나를 드러낼  있는  나만의 밖에 없으니까. 나를 바라볼  아는  살아가는데도 많은 움이 된다. 그런 소중한 일을  뿐만 아니라 나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전문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있다는 점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   


3. 반복과 꾸준함의 중요성

"요가 강사가 되려면 요가를 잘해야한다?"그렇기도하고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요가 동작을  전달하려면 내가   알아야하고 어디가 자극점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야한다. 뿐만 아니라 한시간 수업을 이끌어 나가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요가 선생님들을 떠올려보면 힘든 아사나를 하면서 태연하게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태연함은 힘에서 나오는데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개인 수련이 필수적이다. TTC 이수하려면 60시간의 수련이 필요한데 회사와 병행하는 나로써는 시간이 정말 빠듯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인텐시하게 요가를 해볼 기회가 없을  같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몸이 변화하고 마음도 변화하고 있었다. 목적없는 수련,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수련을 했더니 모든 것은 그냥 따라왔다.(궁극적인 목적은 60시간을 채우기 위함이었지만 이건 그거 동기부여일 뿐이었고, '요가 수련을 위해 뭔갈 이룰거야.' 하는 마음 없이 수련했기 때문에 목적없는 수련이라 말했다.)

꾸준한 수련 즉, 꾸준한 행동이 나를 어떻게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아주 조금이나마 경험하고 알게되었다.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라 생각한다. 비단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모든 일에서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의 변화를 알아차렸고 내가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4.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건강한 마음

요가 지도자 과정을 하면서 제일 많이 배운게 '진심을 전하고 받아들일  있는 건강한 마음'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상대를  잣대로 판단하지 않고 내가 상대로부터 느낀점만 전달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도자 과정이기때문에 요가 티칭 테스트를 많이한다. 그리고 당연히 피드백도 한다. 하지만 피드백을    사람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틀렸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잘못하거나 틀린  스스로가 제일  알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의 수업을 듣고 어떤 느낌인지만 전달하면된다. (느낌을  전달하기위해서는 집중해서 수련해야한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떨리고 호흡이 바빠서 저도 수련하는데 불안했어요." 이건 수련에 대한 나의 느낌일 , 선생님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사람과 수업을 분리하고 내머릿속의 생각이 아니라 마음이 느낀 것을 빙빙 돌리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는데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상대가 오해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딛고 일어나야하니까. 반대로  피드백을 받아들이려면 잦은 노출과 적응이 필요하다. 좋은 피드백은 상관 없지만 좋지 않은 피드백이 나왔을  내가 잘못한  같은 느낌,  자체가 질책받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나와 일을  분리하는 연습, 타인이 주는 피드백을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연습 그리고 건강한 피드백을 주는 연습까지. 10주동안 자연스럽게 익혀왔던  같다. 소위 말해 누군가를 까기위해, 책임을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해왔던/받아왔던 많은 피드백들이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피드백'이라는 단어가 꺼려졌었는데 이번 기회에 건강한 피드백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되었다.   


5. 나를 대하는 방법

마지막, 나를 대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라 '익혔다' 아닌 '익히고 있다.'라고 적었다.) 요가의 목적은  자신을 아는 ,  나를 찾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나를 관찰해야한다. 남을 돌보기  나를 돌봐야한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보일지라도 남보다는 나를 먼저 챙겨야한다. 건강을 챙기기 위한 수련, 나의 마음을 돌보는 명상,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는 감사일기, 비슷한 사람들끼리 함께 이야기하면서 얻는 기쁨과 치유  이 과정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돌보고 챙길  있었다. 몸이 아파서 요가못하고 있으면 "몸이 제일 중요해. 지금 안해도 . 요가 평생할꺼잖아."라며 일깨워주던 선생님들이 계셨고, 멘탈이 나가면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나를 잡아주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기 힘든 애매하게 슬픈일이 있을  나만의 방식으로 나를 다독이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하고 스스로 나를 돌보는 힘을 기르기도 하면서 계속 나를 소중 대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다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것처럼 나에 대해, 나의 소중함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 점점 나를 잊어버리게 된다. 나는, 나를 계속 생각하며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갈  있게 되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짧은 시간 내에 정말 많은 것들을 얻었다. 그리고 이 모든건 평생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이라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다. 공식 과정이 끝나는 날 동기들끼리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평생 안 만날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당장 내일 요가원에서 다시 만날텐데..ㅎㅎ! 사실 이별이라는 건 사람들과의 헤어짐이 아니라 함께했던 순간, 추억, 경험과의 헤어짐이 아닐까싶다.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걸 알기에 더 슬프고 애틋하고 그런거겠지!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




함께해주신 원장님들 선생님들 우리 동기들 감사드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든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우리 모두 행복가득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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