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가 돌아설 길을 묻다.

<터닝포인트> 후기

by 전진형
book20171001터닝포인트.jpg 터닝포인트 - 뉴스 앤 조이

터닝포인트 -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가 돌아설 길을 묻다 - 배덕만, 권연경, 김근주, 박득훈, 한완상


올해도 느헤미야 기독 입문반을 수강 신청했다. 2019년 1학기는 목요반만 신청했고, 2학기는 아마 화, 목 둘 다 신청하게 될 것 같다. 작년 새로운 배움은 내 삶에 활기를 가져다줬었다. 이번 학기에는 어떤 배움이 있을까 기대하다 문득 교수님들의 책을 먼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서관에서 교수님들이 쓰신 몇 권의 책을 빌렸다. 처음에 보고 싶었던 것은 '복음의 공공성'이란 김근주 교수님의 책인데 살펴보니 다른 교수님들이 쓰신 책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다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일단 가장 좋았던 건 책의 얇기. 187쪽이라는 분량에, 존경하는 교수님 다섯 분의 생각이 담겨 있어 독린이인 내게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뉴스 앤 조이 대표가 각 교수님들을 인터뷰했고 그 인터뷰 내용을 엮은 책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던 2년 전에 쓰인 책이다. 재작년 난 뭘 했나 생각해 봤더니, 그냥 뭐 별로 한 건 없었다. 루터에 대해서 다큐를 찾아봤고, 목사님들 설교 찾아 듣는 정도였다. 난 이 한국교회에 종교개혁이 다시 한번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대하다 못해 부에 불어 터진 대기업 교회들과 성추행, 성폭행을 일삼는 목사 놈들, 법의 심판을 받고도 다시 목사질을 하는 해괴망측한 무리들이 버젓이 강단에 서서 성경을 우롱하고 교인들을 현혹시키는 것을 보는 게 너무나 역겹고 힘들다.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흥분해서 비피엠 올라간다. 컴 다운. 한국교회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우린 어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지, 종교개혁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고 그 흐름은 지금 기독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아야 종교개혁을 다시 한번 하든지 말든지 할 텐데, 그 부분을 첫 번째 터닝포인트에서 배덕만 교수님이 짚어 주신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역사의 흐름을 완벽하게 이해시켜주었다. 개혁의 줄기부터 종교전쟁의 시작은 무엇이었는지, 청교도가 왜 그랬는지, 미국의 남부와 북부가 왜 절교했는지 등등 알 수 있었다. 배덕만 교수님의 책을 한 권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이런 사이다 같은 청량한 배움을 느꼈다. 권력과 결탁한 교회가 전쟁까지 이어졌고, 입맛에 맞는 신학이 얼마나 심각하게 복음을 오염시키는지 깨달았다. 다시 한번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일들은 결단코 없어야 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권연경 교수님은 삶과 잇닿은 신앙을 말한다. 입으로 말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닌 실제 내 삶을 말한다. 교회 오래 다녀도 인격이 성숙하지 못하는 이유로 '해석학적 우상숭배'라는 말을 쓰는데, 막힌 속이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교회를 그렇게 오래 다녀도 인격이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왜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좋은 교회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 꼭 참고하고 다시 한번 짚어야 할 내용들이 수두룩했다. 차별 없는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누구보다 깊게 고민하신 것 같았다.


김근주 교수님은 '하나님 나라 공공성을 회복하는 교회로'라는 주제를 잡으셨는데, 예수님이 오기 전에 구약시대의 복음을 말씀부터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니 구약시대의 복음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복음이란 늘 예수님을 소개하는 언어로 배우곤 했는데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복음이라니? 내가 이렇게 아는 게 없구나 하며 스스로의 무지함을 제대로 느낀 순간이었다. 신학을 배우고 싶은 욕구가 막 치솟았다. 하지만 다시 컴 다운. 김근주 교수님에게 구약의 내용들을 접할 때면 모든 것이 새로운 느낌이다. 평생토록 주일에 한 편 이상의 설교를 듣고 성경 해설집 몇 권을 읽었어도 구약성경을 이렇게 해석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공의란 하나님 마음에 공감하는 마음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혔다. 1학기 때 김근주 교수님 수업이 있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설렌다.


난 자본주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 사람이지만 자본주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님 나라와는 맞지 않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은 더 잘 살게 되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 태어나서부터 일하는 게 쉽지 않은 사람들은 점점 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그들에겐 지옥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박득훈 교수님이 '맘몬 체제 극복하는 변혁의 공동체로'라는 제목으로 나와 생각을 같이 해주셨다. 역사적 맥락을 통해, 왜 미국 교회와 한국교회가 자본주의와 혈맹을 맺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첫 챕터에서 배덕만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것과 다시 한번 오버랩이 되면서 역사를 익힐 수 있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타협하며 살아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명제를 공통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에 많은 배움을 얻었다.


한완상 교수님은 실질적인 사회문제에서 신앙 문제를 찾았다. 사드 문제를 제일 먼저 언급하면서 이것이 왜 신앙과 이어져야 하는지 성경과 사회과학적으로 풀어내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새 하늘 새 땅 일구는 샬롬과 비움의 신학으로'라는 주제가 조금 어렵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다섯 분의 교수님 중에서 가장 알기 쉽고, 읽기 편하게 많은 내용들을 들려주신 것 같았다. 사드부터 시작해서 예수님의 고난과 장차 올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기대감까지, 교수님의 깊은 통찰력에 감탄했다.


너무나 훌륭하신 교수님 다섯 분의 짧은 배움을 얻고 보니, 하루빨리 느헤미야의 수업과 교수님들의 다른 저서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제야 공부가 이토록 하고 싶은지,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이 지금 내게 해당되는 말은 아닐 텐데.. 참 고민이다. 일은 언제 하고 공부는 언제 한단 말인가. 하아


책은 각 챕터별로 짧은 내용이지만 배우는 게 많아서 쉽사리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난 책을 읽을 때 배우고 익혀야 할 내용을 노트북으로 타이핑한다. 시간이 꽤나 걸리긴 하지만 책을 다시 한번 보기가 힘들 때에는 타이핑 한 내용만 살펴보곤 한다. 한데 이 책은 타이핑한 것을 보기보다는 그냥 다시 처음부터 한 번 더 보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은 부분을 타이핑했다. 나중에 내 서재가 생긴다면 꼭 비치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우리 교회 청년들과 함께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혁을 꿈꾸는 나와 같은 사람들, 예수님의 얼굴을 밟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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