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후기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by 전진형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 김윤경 옮김


평소 철학을 좋아한다. 본질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철학자들은 많이 몰라도 내가 보고 겪고 있는 것들에 대한 본질을 묻곤 한다. 이런 철학적 사고가 과연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늘 되뇌어 보지만 썩 와 닿는 결론은 없었다. 이런 쓸데없어 보이는 생각들, 철학적 사고들이 정말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50가지의 생각 도구'라는 이름으로 철학자들과 철학자들의 도구로 쓰인 사상 50가지를 소개한다. 연대순이 아닌 저자가 정한 네 가지의 분류로 나눠진다.


1부 무기가 되는 철학

2부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50가지 철학. 사상

1장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

2장 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을까? -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

3장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

4장 어떻게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 '사고'에 관한 핵심 콘셉트


사람, 조직, 사회, 사고에 대한 콘셉트를 가지고 철학자들의 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50가지의 사상과 50명의 철학자가 나온다. 가장 유명한 철학자들만 나오진 않는다. 작가가 정한 주제에 맞는 사상을 전달한 철학자만 나온다. 철학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생소한 이름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들이 말했던 주제들과 실험의 이름들은 익숙한 것들이 많았다. 자기 계발서에 많이 나오는 실험들이 특히나 많았다.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책과 친해지기 위해 많이 읽었었다. 그때 봤던 이름들을 여기서도 보게 되면서 참 반가웠다.


여기에 나오는 철학자들의 이름과 사상만 외워도 멋진 교양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제대로 깊게 배워본 적이 없는 내게 교양이란 멀리 존재하는 영역인 것 같기에 그 영역들을 멀리서나마 구경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런 책이 아닌가 싶다. 많은 내용 중 내가 가장 몰입해서 보게 되었던 부분은 '어떻게 시스템은 인간을 소외시키는가'라는 주제였다.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소외에 대한 내용이다. 마르크스는 경제학, 철학 초고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 귀결로 네 가지 소회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노동 생산물로부터의 소외, 둘째는 노동으로부터의 소외, 셋째는 이 두 가지를 통해 다다르는 것으로 유적 소외다. 유적 소외란 분업이나 임금 노동에 의해 건전한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노동자는 자본가가 소유한 회사나 사회의 기계적인 부품, 즉 기어(톱니바퀴)가 되고 마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유적 소외다. 넷째는 인간, 즉 타인으로부터의 소외다. 노동자가 물건을 만들지만, 그 물건은 가져가지 못한다.


노동은 인간의 창의적 활동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단순노동은 고통만 가져다줄 뿐 어떤 창의력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이런 노동을 하는 데 있어서 인간으로 대우받기보다 하나의 도구로 취급을 받게 된다. 동시에 그런 도구로서 다른 사람들보다 인정받기 위해 경쟁하며 타인에게 얼마나 빼았을까, 어떻게 앞지를까만 바라보게 된다. 이것이 카를 마르크스가 말한 소외이다. 난 시스템이 잘 꾸려져 있는 회사나 모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직업 덕분에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 살아왔다. 수많은 변수에서 임기응변은 늘어갔고, 급하게 대처해야 하는 일들을 항상 겪으면서 긴장된 상태로 일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안정감 있는 곳에 가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잘 꾸려진 시스템 속에는 항상 이런 소외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부분을 세세하게 나누어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노동과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철학은 필수 학문이라고 생각된다. 배움이 부족하고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계속해서 공부하고 독서하여 철학이란 삶의 무기를 가지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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