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고 명쾌한 창조기획개론
기획은 2형식이다 - 남충식
'기획은 이형식이다.'라는 책을 사고 싶다며 준구형이 중고책 서점에서 검색을 했을 때만 해도 난 이형식이 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 한형식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어서 '형식'하면 나도 모르게 그냥 사람 이름으로 생각해버린다. "'기획은 이형식'이라니, 세상 성공한 사람의 책인가 보네, 기획에 대한 자부심 쩐다. 이름까지 걸고 말이야."하며 그냥 지나갔다. 그러고 며칠 뒤가 되서야 '2형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기획 관련한 책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스치듯 지나가는 내용들이 있긴 한데, 책에서 배운 건지, 다른 곳에서 배운 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그만큼 내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이라 하면, 직장인들이 회사를 위해서, 제품을 위해서, 또는 공연이나 여러 행사를 위해서 작업하는 실무 정도로 생각하며 살았다. 나도 일을 하면서 가끔 기획을 하지만, 뭔가 전문적으로 해본 적은 없다.
"'기획'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가지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 계획은 기획을 통해 산출된 결과."라고 네이버 사전은 말한다. 책에서 기획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 말하고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아닌, 유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며, 잘 된 기획은 세상을 바꾸고 이롭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획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기획을 잘 하기 위해 숨은 문제를 찾기 위한 6가지 원리를 말하는데, / 점, 왜?, 도구, 놈놈놈, 변이, 왜? /라는 주제로 말한다. 제목만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게끔 저자는 제목들을 숨겨 놓았다. 보통 다른 책에서는 단락의 제목만 봐도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기 마련인데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창의성 있게 책을 펴냈다. 일반 책과는 너무나 다르다. 글씨 크기, 폰트, 그림, 여백 아주 자기 맘대로 책을 썼다. 아마 책의 기획의도와 제목을 몰랐다면 단순한 에세이, 예술 서적 정도로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기획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기획에 대한 본질을 정확하게 말해주는 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기획을 할 때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정신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는데, 마음이 뜨겁게 반응하는 걸 느꼈다. 남들과 다르게 하는 기획 법이나, 기획 스킬을 알려주기 보다, 단순하고 명료하게 좋은 기획의 표본을 많이 보여주었다. 2형식으로 기획하라는 것은, '문제-해결'이라는 단순한 접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그저 문제로 바로 보고 현상 진단이나, 원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꽤 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끼가 왜 거북이에게 졌는가? 낮잠을 자서? 이것은 본질이 아니다. 본질은 낮잠을 자도 이길 수 있다는 자만심 때문이다. 이 본질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은 마음가짐입니다.
진심으로, 아름다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작업입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유홍준 교수가 말했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보이는 것이 그전과 같지 않으리라."
기획자에겐 P 코드가 보입니다.
P 코드는 궁극적으로 사랑으로 찾는 겁니다.
잭 웰치는 열정이라고 표현했죠.
기획자의 사랑과 열정은
월리를 초월합니다.
그것은 곧
'목적의식'이요
'주인의식'입니다.
그래서
기획력은 능력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기획은 2형식이다 - 남충식
내게는 이 내용이 가장 깊게 와닿았다. 유명한 광고나 위인들이 얘기했고, 정말 기획의 본질이라고 생각되는 내용들도 많았지만 내겐 이 태도의 문제를 말하는 부분이 제일 좋았다. 내 인생을 어떠한 방향으로 기획한다고 했을 때, 내가 얼마나 그 방향에 대해 열정과 사랑을 쏟고 있는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에 대해서 많은 책을 읽어보고 난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난 이렇게 본질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