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나왔다
큰 건물들과
끝이 없는 전선들과
쉼 없는 공사 소리 속에서
도시는 묻는다
'무엇을 만들었는 가? 얼마나 만들었는 가?'
좀 더 산책을 한다
다른 곳이라는
허약한 상항 따위 하지 않고
그저 도심 한 복판에서
겨울 찬 바람 벗 삼아 걷는다
그렇게 정처 없이 걷다 보면
빌딩으로는 절대 가릴 수 없는
우렁찬 하늘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만개한 하늘은
내게 묻는다
'그대만의 걸음으로
그대만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산책은 참으로 좋은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