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현초등학교, 도마초등학교 작은 학교 살리기 그 후
여전히 고현초등학교와 도마초등학교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의견은 존중하지만, 행정편의와 자본주의 사고가 중심일 때 가능한 결론이라고 본다.
먼저, 한 번 문 닫은 학교는 다시 문 열 수 없다. 어른들의 논리로 따져도, 학교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비용이 무지막지하게 소요된다. 또한 해당 지역의 상권 붕괴, 학부모와 아이 등 젊은 인구가 없어지며, 마을에 남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그 지역은 유령마을이 되고 만다.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하게 된 이유 중 교육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주입식 교육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암기식 교육법, 성공의 지름길로 여기는 사회적 구조 덕분이었다. 근현대사를 봤을 때 과거에는 이러한 방법이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이에 반해 지금 우리는 어떤 아이들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는가? “‘4차 산업시대’에 걸맞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인재”이다. 기성세대들은 못했고 할 수도 없었던 이상적인 학생들의 모습을 기존 방법으로 키우고자 한다.
이러한 인재상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흑백논리에 갖춰진 사고가 아니라 아이들이 예체능을 비롯해 철학과 인문학, 과학 등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자연에서 뛰어놀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작은 학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수의 인원으로도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또, 교우관계를 맺는 것도 더 돈독해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나아가 작은 학교가 갖고 있는 물리적인 혜택과 학생끼리, 선생님과 학생의 정서교류도 관심도가 높았던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즉, 학령인구가 감소하니 작은 학교들은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납득하기에는 학교라는 공간은 너무나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이날 100주년, 5월 5일 작은 학교 살리기가 성공했다는 것을 보란듯이 고현초등학교와 도마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제는 우리 학교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온다. 나는 2년째 남해군 고현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학교운영위원회 남해지역협의회장까지 맡아 어깨가 무겁다.
5월 5일 어린이날, 폐교 위기였던 고현초등학교와 도마초등학교가 어느덧 운동장을 가득 채울 만큼 인원이 찼다. 백종필 고현초등학교 교장선생님과 정금도 도마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1년 넘게 희생과 봉사한 덕분에 이러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교직원들의 봉사와 학부모들, 아이들의 참여를 비롯해 고현면행정복지센터와 학부모들, 여러 사업체의 후원으로 풍성한 행사가 마련됐다.
이름은 멀구슬과 버리들 어린이 행복 큰 잔치. 몇 년 만에 인원 가득한 이어달리기를 보는지 기억도 안 난다. 생애 첫 이어달리기는 하는 탓에 경로이탈도 귀여운 유치원생. 펄럭이는 만국기, 아이들의 미소와 목청 터져라 응원하는 순수한 모습에 나 또한 학창 시절 추억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