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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 사고력은 어디로 갔나?

검색은 쉬워졌지만, 생각하는 힘은 약해졌다

by 전병권

유튜브와 각종 SNS가 지배하는 시대, 우리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웬만한 지식은 바로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정보 접근성 혁명은 지식의 민주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깊이 있는 사고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과거에는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고, 모르는 부분은 상대방이 알 수도 있다는 겸손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보니, ‘내가 모르는 것’은 ‘내가 찾아보지 않은 것’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긍정적으로는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누구나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부정적으로는 모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사라지고, 단편적 정보만으로 근거 없이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문화가 형성되기도 했다. 유튜브나 SNS의 댓글창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격렬한 논쟁은 이러한 현상의 한 단면일 수 있다.

미디어 소비 방식 변화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현상도 사고력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히 ‘책은 좋고 영상은 나쁘다’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로 얘기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이 글 또한 여러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뉴스를 참고했다.

책은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기고 깊이 있는 사고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지만, 영상 콘텐츠 역시 시각적 이해와 직관적 학습에 효과적인 장점이 있다.

문제는 미디어 소비의 ‘균형’과 ‘비판적 접근’이다. 영상 콘텐츠만 의존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습득에 익숙해져, 깊이 있는 사고를 위한 인내심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 사회 문제에서 주로 나타난다.

반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어떤 형태의 미디어든 사고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알고리즘의 영향과 확증 편향
유튜브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으로, 사용자의 관심사와 선호도를 반영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천한다.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정보 거품을 만들어 다양한 관점에 노출될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우리가 이미 관심을 가진 주제나 동의하는 의견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알고리즘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의식적으로 다양한 관점의 콘텐츠를 찾아 시청하고, 자신의 기존 견해에 도전하는 정보에도 열린 태도를 유지한다면, 같은 플랫폼이라도 사고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고력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다양한 시각을 접해야 한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의식적으로 찾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신문이나 책, 영상, 대화 등 어떤 형태로든 가능하다.

수년째 언론 분야에서 제시하고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기르기도 중요하다. 정보의 출처와 신뢰성을 평가하는 능력을 기르고,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정보가 어떻게 선택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자신만의 통찰을 발전시키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유튜브나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플랫폼은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지식과 다양한 관점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스스로 생각하고, 다각적으로 분석하며,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우리는 정보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정보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정보 과잉 시대에서 한쪽으로 치우친 지식이 아닌 진정한 지혜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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