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난 하루
석사학위 논문 연구- 집단 프로그램 1.2회기를 마쳤다.
전세금 반환 소송 준비 중이라 내 마음은 어지럽고 힘든 상황에서 기어이 해냈다.
사실은 너무 막막하고 화가 나고, 갑갑하고, 불안하고, 걱정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잔뜩 들어 있는
마음의 그릇을 비우고 집단원들을 만났다.
어떤 감정에 깊이 매몰되지 않으려고 애쓴느 노력이 그래도 빛을 발한다고 할까.
감정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휘청거렸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에.
이걸 질적 논문용 언어로 하면 "정서 인식과 조절이 어려워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하였다"
라고 풀어쓸 수 있으려나.
진심으로 막막한 이 기분에 휘둘리고 감정대로 행동했다면 논문 연구를 위한 집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예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집단 리더로 내담자들을 만나니 집단상담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까지는 학교로 파견되어 초등학교의 학급 집단 위주로 의사소통, 학급응집력, 긍정정서 강화를 목표로 집단미술치료를 진행해왔다. 학급은 적으면 6명, 많으면 25명 정도의 집단이라 깊은 정서의 교감이나 역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어려운 적이 많았다.
집단 안에서 서로를 믿고, 이끌고, 이끌어주고, 개방하고, 비밀을 털어놓고, 경청하고, 믿어주고, 반영하고, 위로하고, 지지하는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환하게 웃고, 신뢰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미술이 이끄는 힘,
미술이 다 했던 시간,
감사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끝난 하루였다.
오늘의 감동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어서,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하고 써내려간다 일단.
나의 막막함은 논문에 대한 막막함이라기 보다,
당연히 전세금 반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첫 1.2회기가 감동으로 마무리 된 것이 감사하다.
감사.
감사.
감사.
더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하루 하루.
잘 다져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