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내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날이 올까

by 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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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런 날이 올까,

이 글을 돌아보며, 역시 해냈다고 스스로 칭찬해줄 날이.


전세사기피해지원 신청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그 과정에서 무효를 주장해야 하는 매매계약서가 가장 큰 고비처럼 보이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악의 기운과 싸워내서 건져내야 할 것들이

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숙제처럼 쌓여간다.


팔에도 힘이 빠지고, 온 몸에 기운이 빠지고 두통도 오고,

소화도 되지 않고, 스트레스가 극도록 쌓여가는 내 몸의 상태를 알아차린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더더욱 제대로 쉬려고 하고, 점심에는 걷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데 요새 좋아하는

학교 내의 숲길을 걷기엔 비도 오고 날이 제법 쌀쌀해서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불안과 걱정이 점점 몸덩어리를 부풀리고 독소처럼 변해버릴까봐

그 조차도 스트레스가 되어간다.


알아차림,

마음챙김,

거리두기,


왜 모르겠는가.


내가 심리상담을 소명으로, 업으로 하면서 지금은 현실과 타협하여 행정업무를 하게 된 사람인데. . .


돈을 좇아가지 않았고 가치와 마음을 따라 산 것이 이다지도 큰 고통을 주다니

차라리 돈을 좇아 세속적으로 살아볼 걸 하는 후회도 있다.

돈 버는데 혈안이 되고 돈이 좋다고 돈을 모으고 마음과 가치는 안중에 두지 않고.

하지만 그 모두를 균형있게 가져가는 사람도 분명 있다.

내가 그걸 못하고 있을 뿐.


아, 지금 내 신세를 탓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그저 막막해서 아무말이나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거의 사고회로가 마비될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하고 있는 중이다.


임차인의 전세금을 가지고 돌려막기 돌려막기 돌려막기로 본인 사업을 키워간 임대인들을 엄벌에 처해주길 바란다. 도대체 이 나라는 뭘하고 있는 걸까.... 대출규제나 명확한 법의 제한이 없으니 깡통 부동산 사업체들이 암세포처럼 증식하는 거 아닌지!


혼자 이렇게 글로 써재껴봤자, 당장은 누가 알아주지 않겠지만,

언젠가 올지 모를 날을 위한 증거 남기기 정도로 해두어야 겠다.


힘겹고 고통스럽지만 이겨낼 거라 다시 self-talk 을 한다.


내가 이겨내왔고 견뎌내고 있는 시간이 책으로 꽃피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하고

글을 무작정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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