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나의 대학원 첫 학기 개방일지

성격심리학 첫 발제를 준비하는 경험

by 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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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분량의 발표 자료를 위해 3주 전부터 책을 읽고, 슬라이드를 만들고, 요약하고 며칠에 걸쳐 23페이지에 달하는 발표 멘트를 썼다. 직접 말하듯이 구어체로 적절한 추임새를 넣어가는 멘트 그대로를 썼다. 막상 발표를 하게 될 때는 물론 쓴그대로 다 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써 내려갔다. 이렇게 계획적이고 꼼꼼히 준비하는 걸 보면 사실 나는 J에 가까운 사람인가 잠시 착각을 해보다가 그만 둔다. 이런 성격적 특성이 내 일상의 전반을 모두 지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일할때만큼은, 공부할때만큼은 J의 계획성을 본받고 싶다는 욕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나의 성장을 위해 J의 성향을 키워나가자는 욕구라는 뜻이다. 그동안 지내왔던 P의 성향답게 분명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삶을 보다 풍부하게 즐기는 태도라고 여겼으니까. 꽤 오래동안 이 방식대로 살며 일상의 잦은 변수에도 크게 놀라지 않는 나의 유연함과 느긋함에 스스로 매료되고는 했으니까. 하지만 이런 삶의 태도가 계획성 없이 지내는 무계획성과 충동성과는 결을 달리 해야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며칠 동안 학구열을 불태우고 지친 뇌와 배를 채우기 위해 충동적으로 배달앱을 켜서 좋아하지도 않는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은 엉뚱한 보상심리이면서도 가장 확실하게는 충동성이 작용하는 태도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바로, 좋아하지도 않는, 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페르소나로서 좀 더 내면의 나와 만나기 위해 I의 성향으로 변해가보기로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혼자있는 시간, 내적인 시공간과 고립을 선택하며 충분히 나와 만나고 있는 시간을 즐기고 있다.

대학원 첫 학차의 월요일, 주저없이 선택한 필수과목으로 성격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새롭게 탐구하는 부분과 알고 있던 학자와 이론을 다시 정리하는 기쁨은 적지 않다.



2023년 1학기 7주차에 쓰고 서랍 속에 묵혀둔 글. 먼지를 털어내고 5학차 논문 학기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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