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3] 친구와의 관계

by 선율

우정은 가장 높은 형태의 사랑이다.


흔히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관계로 여겨지는 ‘연인과의 사랑’은 사랑의 진정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바라지 않고, 조금 부족해도 문제 되지 않는 진정한 ‘친구와의 우정’은 더 사랑의 의미에 가까울 수 있지 않을까.


바라지 않고, 좋아하는 것이 우정


모든 관계의 핵심은 일맥상통한다. 우정 역시, 상대에게 바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성별에 따라 친구 관계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지만, 공통적인 것은 ‘바라지 않는 마음’이 항상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학창 시절부터 동성인 여자 친구들과의 관계에 매우 신경을 많이 썼다. 그리고 실제 학창시절 여자 친구들의 관계는 굉장히 섬세하고, 어려울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완벽한 친구 관계에 집착하고, 나만을 좋아해주는 친구를 찾아다니며 뜻이 맞지 않는 친구가 있으면 소외당하는 모습을 보고 눈치를 보며 방관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거꾸로 왕따를 당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잠시나마 무리에서 어울리지 못한 경험을 한 후에는, 그 경험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절실히 깨닫고 그 이후로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선, 친구가 나만을 좋아해주길 바라지 않았다. 오늘은 이 친구와 어떤 계기로 친해졌어도, 다음 날 그 친구가 집에 가는 방향이 같은 다른 친구와 친해지거나, 학원에 같이 다니는 또 다른 친구와 친해지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다. 그리고 질투가 나더라도 내가 좀 질투가 났구나, 하고 스스로 인지하되 계속 질투하는게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떨치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감정 흘려보내기 기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을 때였지만, 애써 감정을 누르거나 적어도 감정이 행동이 되지 않게 비교적 성숙한 모습으로 친구들을 항상 배려하려 애를 쓰다 보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의 장점을 찾아 진심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운 좋게 내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고, 좋은 친구들이라면 당연히 장점이 많을 수밖에 없긴 했다. 그래서 친구들을 좋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정말 결이 안 맞거나 단점이 많아보이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거나 남몰래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애썼던 것 같다.


또한 황금률의 개념을 알게 된 후부터는 나 또한 받고 싶은대로 친구에게 먼저 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친구들을 좋아하되 집착하지 않고, 또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자 나를 질투 나게 하는 친구들보다는 내가 다른 친구와 친한 모습을 보였을 때 더 질투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히 많은 사교적인 인물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나니 감사하게도 매 학창 시절마다 소중 친구들이 2-3명씩은 남아 매년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걸 찾지 않는다면


사람은 다면적이고, 친구도 운이 좋다면 한 명과 모든 일상을 공유하고 모든 부분에서 잘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실망할 이유가 없다.

나는 대학 시절 A친구를 만나면 항상 일 이야기를 하며 공감하고 회포를 풀고, 학창 시절 B 친구를 만나면 오래된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에 잠기고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날들에 감사하기도 한다. 또 사회에서 만난 C 친구를 만나면 나의 취미 생활과 삶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더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이 모든 걸 한 사람과 할 수 있다면 그 사이는 매우 돈독하고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문제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



Tip : 감정 흘려보내기 기법 적용


친구가 나 말고 다른 친구와 더 친해 보이는 경우, 질투에 대해 예를 들어 작업해보면 다음과 같다.


- 기법 적용

1. 이 질투를 받아들일 수 있나? → 예/아니오

2. 이 질투를 흘려보내고 싶은가? → 예/아니오

3. 이 질투를 흘려보낼 수 있는가? → 예/아니오

4. 언제? → 지금 당장!


- 고구마 줄기 발견

“질투” → “외로움” → 버림받는다는 “불안” →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공포”


- 모두 흘려보낸 후

그 친구는 여러 명을 좋아할 수 있다.

나도 여러 친구를 좋아할 수 있다.



함께 성찰할 수 있는 관계


친구와 대화하다보면 타인의 가십거리를 단순 흥미를 위해 화두에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 또한 여전히 한번씩은 나도 모르게 그런 경우들이 있어서, 아직도 매번 반성을 한다. 항상 모든 관계의 파탄은 ‘입’에서 출발한다. 직접 들었든, 우연히 알게 되었든, 누군가의 비밀이나 치부를 알게 된다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만 듣고 잊어버리자. 입조심은 관계의 기본이다.


그리고 단순 흥미 위주로만 흘러가는 대화 또한 머리를 식히기에 좋지만, 부정적인 가십거리에 대해서만 잔뜩 이야기 하고 오게 되는 관계는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방향도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다.


오랜만에 만나도 단순한 가십거리가 아니라,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고민에 대한 스스로의 성찰을 털어놓는 식으로 속 이야기를 나누는게 자연스러운 관계라면 반드시 오래 갈 것이다. 먼저 진실되고 따뜻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그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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